지난 24일 오후 인천 문학운동장 보조경기장.
골키퍼의 손을 비껴나간 공이 골 네트를 가르는 순간 요란한 북소리, 꽹과리 소리에 골인을 외치는 함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상대방 응원석에서는 “에이”하는 안타까움이 새어 나왔다. 학교 축제기간이라 시간을 내 구경왔다는 여학생들, 운동장 바깥 트랙에서 산보를 하던 주민들도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열린 경기는 인천지역 중학생 아마추어 축구 제전인 제3회 ‘미들스타 리그’의 준결승전. 인천시내 91개 남자·남녀공학 중학교 가운데 58개 학교 팀이 참가해 8월 21일부터 지역별 예선을 벌여왔다. 두 달여의 장정(長征)을 마치고 마침내 결승 진출팀을 가리는 날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이 2004년 시작한 ‘미들스타 리그’는 인천지역 청소년들이 축구를 통해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배우고 애교심과 애향심을 기르게 하자는 것이 그 취지.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다른 대회와는 여러 모로 다르다. 축구협회에 선수로 등록하지 않은 학생만 참가할 수 있다. 4강 이전까지의 예선 경기는 모두 참가 학교 운동장에서 수업이 끝난 뒤 치른다. 학생 신분을 잊지 않고 ‘순수 아마추어 스포츠 정신’을 키우자는 뜻 때문이다.
리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첫 대회 때 40개였던 참가팀이 지난해 44개, 올해 56개로 늘었다. 학생들도 승패보다는 참가 자체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24일 준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자 “으아”하며 운동장에 벌렁 드러눕던 상인천중의 이은환(16·3학년) 선수는 “학교에서 자주 공을 차는 학생들 중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자체적으로 뽑아 대표팀을 만들었다”며 “결승에 못 나가 아쉽지만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친구들과 함께 뛴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던 검단중 이상민(16·3학년)군은 “내가 잘 아는 친구들이 나와 뛰니까 프로축구나 국제경기 보는 것과는 또다르게 재미가 있다”며 “축구를 좋아하는 인천의 중학생들에게는 이 경기가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최한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은 이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구단 표시가 돼 있는 유니폼과 프로축구 정규대회 입장권을 선물로 줘 기분을 한껏 살려줬다.
인천 유나이티드 여승철 홍보팀장은 “대회를 지켜보면 선수나 응원단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협동심과 애교심을 키워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몇 년 더 지나면 이 대회가 인천의 독특한 축구 전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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