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당중과 당하중 선수들이 22일 열린 미들스타리그에서 볼을 놓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2004년 시작… 협회에 등록안된 학생들만 참가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저변 확대에도 기여
인천=장민석 기자 jordantic@chosun.com
22일 인천 당하중학교. 오후 4시5분 7교시가 끝나자 학생들이 일제히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작은 운동장에는 스물두 명의 선수들이 한 줄로 서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멋지다! 당하!", "당하, 파이팅!" 운동장 스탠드에서 혹은 교실 창문을 통해 '당하 홈 팬'들의 응원 소리가 떠들썩하게 울려 퍼졌다.
이곳은 2008 미들스타리그의 뜨거운 현장. 미들스타리그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대표이사 안종복)가 후원하는 인천지역의 중학생 축구 리그다. 기존의 축구부 선수들이 아닌 인천시 축구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일반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올해에는 인천지역 내 68개 학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지난 8월 25일부터 4개팀 17개조의 홈 앤드 어웨이 조별 리그를 시작했다. 각조 1위 17개팀과 2위 중 승점이 높은 15개팀이 32강 토너먼트(10월 13일 시작)에 진출한다. 단판 승부인 미들스타리그 챔피언 결정전은 11월 9일 인천의 마지막 홈경기 때 문학경기장에서 열린다.
미들스타리그는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과 함께 시작됐다. 축구 저변 확대와 미래의 팬 확보에 고민하던 신생 구단 인천의 아이디어가 이제 인천 중학생들의 즐거운 축구 잔치로 자리를 잡았다. 김석현 인천 부단장은 "많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고 이를 통해 인천의 잠재적인 팬이 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효과"라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당하중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연습경기에서 당한 부상으로 왼팔에 깁스를 한 채 경기를 지켜보던 김용현군은 축구팀의 주장이자 학생회장이다. 김군은 "축구를 하면서 책임감이 생기거나 적극적으로 변한 친구들이 많다"며 "다들 축구 때문에 공부 못한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공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군은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이성호군은 프로 뺨치는 프리킥을 상대 골망에 꽂아 넣었다. 6대1 승리로 당하중은 4승1무, 조 1위가 됐다. 경기 후 학원으로 달려가기 위해 잽싸게 짐을 챙기는 그들이지만 승리는 달콤하다. 누군가 외친 한마디. "괌 한번 가보자!"
올해 미들스타리그 우승팀은 오는 12월, 인천구단의 후원으로 괌으로 3박4일의 축구 연수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