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의 칼바람 속에서 그 머나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가 목이터져라 응원한 인천서포터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패배하고 돌아오는길, 무심히도 버스를 따라오는 차가운 초승달을 보며 한없는 좌절을 보았습니다.
경기에 졌기 때문이 아니라 기대를 걸었던 몇가지가 현실에 부딧치면서 한계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생각하기 싫을정도의 차가운 날씨와 경기장 분위기 그리고 패배였지만 몇가지 적어봅니다.
1 대구가 두려웠었다.
대구가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오른것은 의자밑으로 가라앉을것 같은 5:0의 패배도, 심판에게 갈취당한
무승부의 경기도 아닌 마지막 경기에서 압도당한 상황 때문이었다.
이팀의 특징은 중원의 3인방 홍순학.인지오.송정현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움직임과 빠른 공격전환이며
또한 이 중원을 지원하는 나희근과 윤주일의 양윙백의 엄청난 오버래핑이었다.
이렇게 중원을 튼튼히 하며 2차공격선이 다양한 루트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팀에게는 상대적으로 미들진이 허약한 인천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두려웠었다.
대구는 현재 많은 선수들이 부상중이거나 회복중이지만 선발진은 확실하게 살아있었고 특히 새로 영입한
산드로라는 브라질의 공격수가 여간 마음에 걸리는게 아니었다.
또한번 억척스럽게 3:4:3의 진영을 들고 나온 장외룡감독은 다소 밀리는 경기내용을 보이며 결국
송정현의 헤딩골로 패배를 당하였다.
어쩌면 질수 밖에 없었던 경기내용이었기에 비겨서 문제점을 감추기보단 패배후에 차분히 내용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는 억지스런 생각까지 했었다.
2 간략한 경기내용
뼈속까지 시린 대구경기장이었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초반부터 밀렸다.
대구공격수인 산드로에게 철저히 농락당하며 수비진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두어번의 결정적 위기를
극복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부지런하게 미들이 움직이고 공격수 또한 미들까지 내려와 압박을 펼치는 동안 결정적 기회를 맞았다.
중원에서 날라온 볼이 여승원의 헤딩으로 상대수비진을 무너트렸고 이를 틈 타 방승환은 단독 드리블
하면서 치고 가다가 뒤에서 오는 여승원에게 아주 좋은 패스를 연결했다.
이 상황은 어떻게 차더라도 노마크찬스였기에 골이다 싶었지만 어물정거리던 여승원은 결국 뒤따라온
수비진에게 커트당하며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사실 이것은 공격수라면 무조건 넣었어야 할 상황이었는데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렇게 후반전에 돌입하고 경기를 지속하다가 결국 당하고 만다.
상대가 우리 골 에어리어로 롱드로잉을 시도했고 큰키의 대구수비진인 산티아고의 머리에 맞으며
뒤로 흘렀으며 그 틈을 이용해 송정현은 마무리를 했다.
이 상황은 골키퍼 김이섭선수의 판단 착오에서 비롯한것 같은 움직임을 보였는데
산티아고 앞으로 나가서 볼을 쳐내려다 훔짓 하면서 뒤로 물러난게 화근으로 보였다.
후반 마니치.아기치.황연석이 모두 들어와 공격을 시도했으나 골문은 결국 열리지 않았다.
결국 아무런 흔적없이 또 한번의 패배역사를 쓰고 만 것이다.
3 문제점들
* 수비진
전체적으로 대인마크나 길목차단 제공권등은 양호한듯 보였지만 빠른발의 드리블이 유연한 공격수들과
미들의 플레이에 대응할 때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점은 케이리그 전체구단의 용병들의 수준을 볼때 언제나 당할수 있는 문제점이기에 보완이 시급하다
이번엔 어찌된 일인지 이요한선수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듯 어린선수의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 미들진
이번경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중앙미들은 압박으로 어느정도 견뎌내고 공격 가담도 활발히 한 반면에
양윙백은 공격할 기회도 없이 수비하기에 급급했고 수비시에도 많은 헛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결국 정상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 없었기에 공격수마저 고립되는 이중고를
겪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구선수들의 5명이나 되는 숫적열세는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미들들은 대구의 선수에게
개인전술에서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공격진
3톱의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선수들의 개인전술에서도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공격수들간의 호흡도 전혀 맞지 않고 있었으며
볼을 잡지 않았을때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는것도 큰 문제로 지적될수 있었다.
특히 방승환과 여승원은 비슷한 스타일로 항상 중복되는 모습을 연출했고 새로 영입된 이준영선수는
선수들간의 호흡은 별개라 치더라도 어느곳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약속조차 안된것 같은 모습이었다.
교체된 마니치와 황연석선수도 반짝 활로를 열었지만 골을 얻기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4 이준영과 이기치
대구전에서 승패와는 관계없이 이 두선수의 움직임과 변화된 모습을 보기해서 온 신경을 집중했었다.
우선 이준영의 경우 그전의 움직임과 개인기술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어색한 몸놀림이라던가 무거운 움직임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세가지로 예측된다
하나는 이적기간동안 기타팀에서 전남으로 그리고 인천으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심리적인 위축인듯 하다
사실 이적이라는 것이 정상적인 경우 소속팀에서 팽당한 경우로 봐도 무방한데 두번씩이나 그런 상황을
맞았으니 어린선수로서 상처를 받았을 가능성이 많다.
두번째는 전훈기간에 확실한 몸만들기가 안된것이 아닌가 하는점이다.
그의 현란한 움직이라든가 볼을 소유하지 않았을때의 움직임이 없었다는것이 대표적 이유이며
가벼운 볼터치가 사라졌다는것이 또하나의 이유로 볼수 있다.
세번째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기존의 인유선수들과 발을 맞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공격수들간의 움직임, 미들의 볼수유시 움직임이 전혀 다른 엇박자로 나간것이 많이 보였는데
이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다.
이런 점을 볼때 이준영은 컵대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선수들과 장외룡감독의 따뜻한 배려속에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야 할것이고 컵대회를 치루면서
떨어져있는 체력을 보강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것이다. 이렇게 많은 경험을 인유선수들과
쌓으면 예전의 기량으로 또하나의 공격옵션으로 급부상 할수 있을 것이다.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아기치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안성훈과 교체를 하면서 미들을 보강하는 교체투입이 되었고 그는 신고식을 치루었다.
하지만 그는 11명의 선수중에 하나였다.
어떤 위력도 좋은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채 몇번이나 대구의 빠른 미들진에게 뚤리면서 불안감도
들게한 선수였다. 더군다나 공격적인 가담도 미약해서 단한번의 종패스를 해 볼수도 없었다.
결국 한것없이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원정첫출장경기로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인유팬들은 그에게 대단한 반전을 기대하는 유일한 미들중에 하나이다
작년 약한 미들때문에 개미허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고 올해는 더더욱 약하다는 소릴 듣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으로 소문으로만 급부상한 그는 첫경기에서는 뚜렷한 장점이 보이질 않았다.
한경기에 왈가왈부하는 것이 세상에 가장 못난 팬이 하는 일이지만
아기치의 평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해야할듯 싶다.
중원사령관은 제일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고 유기적인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조직력이 극대화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 할듯 하다.
아마 리그전까지는 계석 테스트성으로 다듬고 평가를 해야만 할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대구전에 전반 0:0으로 끝마쳤을때
아기치가 투입되는 엄청난 반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뿐이었고 그의 정상적인 활약은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6 3:4:3 의 전술 지속될 것인가?
요즈음 드는 의문은 왜 3:4:3 일까? 하는 것이다.
뭐 전술은 잘 알지도 모르지만 국대경기에서 하도 많이 출현한 전술형태임으로 눈치로 대충 알수있다.
어떤 경기나 전술이라는게 숫자놀음이고 경기하다보면 뒤죽박죽 되는것이 대부분임으로 의미가 없고
전 선수가 골고루 잘해야하고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기에 오도방정을 떠는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3:4:3의 기본 형태를 보면 3명의 수비진, 두명의 윙백, 두명의 더블볼란치 그리고 3톱이다.
국대에서 보면 모든 촛점이 3톱으로 쏠려있다지만 실상 경기의 지배력으로 볼때는 두명의 더블볼란치가
핵심으로 다가 온다.
두명다 수비형미들이면 공격수들이 따로 놀고 공격형과 수비형이 혼재하다보면 좋기는 한데 압박이
사라질시에는 한꺼번에 무너지는 약점이 있는것을 종종 보아왔다.
이형태에서 우리가 항상 원하는 스타일은 공포의 김남일과 펄덕이는 박지성 아니었는가?
이곳이 안정이 될때 3:4:3의 전술은 위력적인 파괴력을 발휘하곤 했다.
즉 공격시엔 5,6명이 공격수로 활용할수 있고 수비시엔 6명이 수비하는 견고함을 가지기도 한다.
이렇게 봤을때 왜 우리는 3:4:3을 사용하는가?
미들은 확실한 재원이 없고 공격수도 확실하지 않은데 왜 사용할까?
이점이 매번 드는 의문이다......속시원히 해답을 말해주는 분이 있다면 좋을텐데 답답한 심정이다.
예상은 빡시게 젊은 선수들을 최고의 중원으로 키워내기 위한 미래적 전술일거라는 것과
또하나는 확실한 공격수가 없는 인유의 자원부족을 볼때 어쩔수 없는 3톱 배치????? 가 아닌가 한다.
확실한 공격수 2명이 있다면 중원을 튼튼히 하면서 3:4:1:2형태로 갈수도 있을것인데
그런 공격수가 없는것일까?
요즈음에 3:4:3으로 여러선수가 고생한다.
3톱은 공격하랴 중원까지 내려와 수비하랴
윙백들은 오버래핑정도가 아니라 100m 달리기 연습정도로 혹독하고
중원들은 한번실수에 팬들이 눈을 치켜뜨고...
선수들이 안정감 있다면 신나는 전술이기도 할텐데 요즈음은 팬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모습이다.
컵대회를 치루면서 승패는 이미 안중에도 없으나 그래도 이기는게 장땡이다.
모쪼록 조직력을 다듬으면서 부수입으로 짭짤한 승리를 챙기는 양다리를 걸쳤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