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인 포항이 수요일에 아시아챔피언스 리그를 대비해서 대기멤버들을 대거 포함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꽤 쉬운 경기가 될 줄로 예상했던 그날, 모두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원에서 상대가 볼을 잡기가 무섭게 달려드는 미드필더진, 상대 골문 앞에서의 정교한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던 공격진, 그리고 무섭게 오버래핑하다가도 수비할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제자리에 돌아와 측면 공격을 커트해내던 풀백들의 모습도, 그리고 신의 반응속도를 보이던 골키퍼까지, 그 날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어이없이 먹힌 중거리 선제골에 힘이 더 빠졌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에 반해 교체멤버들이 대거 투입된 포항은 누가 봐도 인천보다 두발짝은 더 많이 뛰더군요. 감독에게 인정받기 위해 죽자살자 뛰었다는 얘기도 있는데(최효진 선수는 많이 봐주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면 체력이 아닌 정신력에서 밀렸다는 얘기 같아서 씁쓸합니다. 베스트11이 고정되어가는 페트코비치의 인천에게 시사하는 바도 있고요.
후방에서 볼만 돌리고 돌리다 공격다운 공격 못 해보고 패배한 광주원정 때가 생각나네요. 그 후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회복하면서 리그경기만 6경기 무패를 기록했었죠. 그 마지막은 울산-성남-전북으로 이어지는 3연전 고비였죠.
다음 주 대전원정 이후에는 쌍패컵 4연전입니다. 그리고 이틀 쉬고 다시 이천수의 전남이고요. 하지만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패배라는 단어가 낯설고도 낯선 올해라서 더욱 믿음이 갑니다.
그 날같은 경기는, 일년에 한두번 보는 걸로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