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님은 기자들의 질문에 "파란색이 우리 전통이라고 누가 정했나?" 라고 오히려 반문하셨는데
구단 공식 입장은 "파란색을 바탕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붉은색을 사용하였다"라고 하니 말입니다.
큰 기대하지 않았으나 그 기대에 걸맞게도 구단 공식 입장이랍시고 올라온 글은 뜬구름 잡는 얘기 뿐이네요. 이 상황 설명해주고 대입 논술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쓰라고 해도 충분히 나오겠습니다. 저런 글 누가 못 씁니까? 숭의로 옮기는 첫 해를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말은 제 눈에만 뒤늦게 갖다가 붙인 해석으로 보이나요?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진짜 이유를 모르시겠습니까?
디자인은 둘째 치더라도 왜 공개 직후 직접 팬들에게 저런 "청산유수"같은 설명은 하지 못하고,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냥 전통을 운운하며 오히려 지지자들을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모르는 멍청이"로 만드냐 이겁니다. 멍청이들 상대로 대충대충 세계 유명 팀 이름 언급하며 "유럽 리그에서도 이런 경우 있어." 하면 팬들이 "아~" 하면서 환영해주고 박수쳐줄줄 아셨나요? 우리 인천 지지자들이 그렇게 멍청이로 보이고 호구로 보여서 어떤 짓을 하더라도 시즌권 구매해주고 머천다이즈 구매해주는 걸로 보이셨나요?
아무리 구단 여건이 어려워도 성적이 안 좋아도 지지하고 목이 터져라 승리를 외쳤던 건 인천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내 팀이니까. 그런 지지자들을 이렇게 멍청이들로 만들면 안되죠. 중학생 때부터 인천을 외쳤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고, 20대 초반의 젊음을 불태우던 분들이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손 잡고 경기장에 찾아옵니다. 절대 인천의 역사는 짧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 한마디로 전통이라는 가치를 뒤집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가치를 더욱 지키기 위해 힘써야할 구단에서, 언제 떠날지 모르는 감독의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인천을 우습게 보여준 건지 모르겠네요. 구단은 팬의 곁에 서야지 감독의 곁에서 감독의 말에 공감하고 대신 변명하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구단 프런트 여러분, 허정무 감독님, 송영길 구단주님. 모두 정말로 그러시면 안돼요.
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고, 대다수의 인천 지지자들 역시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추홀 보이즈 운영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도 그 움직임에 동참하여 팬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