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숭의구장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아직까지 얘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듣자하니 월요일에 대책이 결정된다고 하더라구요. 부디 인천 구단측에서, 연맹 측에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철장을 씌우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첫번째, 그것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가해자는 필드로 난입한 양팀 서포터를 말하고, 피해자는 경기장을 찾은 나머지 관람객 그리고 인천 구단입니다. 인천 구단은 축구 경기라는 공연을 서비스하는 측이고 관객들은 그것을 보러 온 소비자입니다. 그 속에서 양팀 서포터 일부는 허락되지 않은 곳으로 침범하였으며, 또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구단과 관객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었습니다. 인천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훼손한 것이죠. 따라서 전 인천 구단측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문제를 촉발시킨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먼저 좌석과 필드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점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관리를 못한 인천의 잘못이라고요. 하지만 그것이 문제일까요? 그렇다면 필드에 뛰어들지 않고 지켜본 나머지 99%의 관객들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듣기에 100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되었다는데도 불가능했다던데. 그럼 천명이라도 배치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만석일 경우 2만명인데 천명을 배치한다고 한들 그걸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게 인천의 잘못인가요?
두번째, 철장은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철장을 씌웠다가 다시 벗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관람문화가 개선될 수 없으니까요. 넘어야 할 선이 없다면 넘을지 말지 알 수 없습니다. 철장을 씌운다면 관람객들에게 성숙한 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것은 그들의 수준이 더 이상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미래까지, 가능성까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가장 옳은 방법은, 그 사람을 찾아서 벌금을 불리는 것입니다. 2명이건 2천명이건 한번 필드에 난입하면 누군지 밝혀내서 인천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방해한 죄를 그 사람에게 물을 수 있습니다. 경기장은 폐쇄된 공간이기 때문에 한번 들어오면 신원을 확인하기 전까지 내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결국 섣부른 행동이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그런 짓을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영구 출입금지시킨다면 장기적으로 난입/폭력을 행사하는 팬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철장을 세운다고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기존에 다른 경기장에서 걸개가 불타고, 관중이 난입하고, 폭력이 일어났는데 이게 철장의 유무에 따른 문제입니까
네번째, 숭의구장은 한국축구의 미래입니다.
그동안 한국축구의 경기장은 대부분 월드컵 경기장 혹은 종합경기장으로서 정말이지 수준떨어지는 시야를 제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참아야 했던 것은 축구전용경기장을 지어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숭의구장은 한국축구가 미래로 나아가는 실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처럼 좋은 시야를 제공하자. 정말 볼만한 축구를 보여주자. 이러한 시작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철장을 씌운다면 그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필드와 관객 사이를 가로막은 철장은 예전 문학만도 못한 관람조건을 만들 것입니다. 선수와 나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은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선수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방해할 것입니다. 철조망은 결국 한국축구의 미래를 뺏는 행동입니다.
아마 저 뿐만이 아니라 모두의 바램일 것입니다. 숭의구장과 같은 쾌적한 경기장이 한두개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K리그 구단뿐만 아니라 안양이나 부천등 이제 K리그 입성을 계획하는 구단들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는 것을요. 숭의구장이 철장을 씌워선 안됩니다. 전용경기장을 지어도 결국 철장을 씌워야 한다면, 그래서 관객들이 신바람나는 축구를 볼 수 없다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걸 안다면, 이런 경기장은 숭의구장 하나에서 끝나 버리고 말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