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 공모를 통해 창단 자금을 마련한 뒤 13번째 구단으로 출범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에 발을 내딛은지 올해로 어느 덧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오늘날 K리그 시·도민구단의 대표 주자로 나서기까지의 지난 이야기를 매주 수요일 총 11차례에 걸쳐 총 11주간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한다. <편집자주>

페트코비치 재계약... 선수층 큰 변화 없어
일곱 번째 이야기. ‘2010년, 새로운 출발, 새로운 변화’ 편이다. 2009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었지만, 그 이상의 결과물을 이루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인천이 다시 새 출발에 나섰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재계약한 가운데 선수단에 소폭 변화를 주며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선수단에 큰 변화는 없었다. 제이드가 적응 실패로, 김상록이 전술상 및 계약 만료를 이유로 팀을 떠나고, 우성용이 은퇴하며 지도자로서의 새 출발에 나선 가운데 남준재(연세대), 이재권(고려대), 고경민(한양대) 등의 대학 새내기들이 새롭게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그밖에 ‘영원한 캡틴’ 임중용을 대신해 전재호가 새로운 인천의 캡틴으로 임명되었다.
안탈리아, 남해에서 새 시즌 대비 훈련 진행
선수단은 1월 2일 소집되어 11일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월 7일 인천으로 돌아올 때까지 4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삼고 오전, 오후, 야간 등 매일 세 차례에 걸쳐 체력 및 전술훈련 등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하면서 현지에 함께 머물고 있던 유럽 클럽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도 익혔다.
터키에서 귀국한 선수단은 곧바로 강화도 마니산에 올랐다. 단군로 산행길을 따라 참성단에 올라 새 시즌 선전을 다짐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등산 후 장어구이로 몸보신을 한 선수단은 곧바로 경상남도 남해로 이동하여 남해스포츠파크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뒤, 2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최종 마무리 훈련을 통해 본격적인 2010시즌 개막을 대비했다.
시즌 START... 초반 2연승으로 신바람 질주
2월 27일, 인천 홈에서 개막전이 펼쳐졌다. 상대는 박항서 감독이 사령탑을 맞고 있던 전남. 유병수와 지동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양 팀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후반 28분 절호의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상대 수비수 이완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도화성이 침착하게 차 넣으며 앞서 나가는데 성공했다. 인천은 이골을 지키며 1-0 승리를 거뒀다.
3월 7일, 광주(現 상주)와의 2라운드 홈경기가 펼쳐졌다. 시작과 동시에 인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골키퍼 성경일이 유병수에게 파울을 범하며 퇴장 당했다. 여기서 유병수가 PK를 실축했다. 상무는 곧바로 틀어막기 작전에 돌입했다.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 속 다행히 후 막판 강수일와 코로만의 연속골이 터졌고, 인천은 2-0 승을 기록했다.
기쁨도 잠시... 5연패의 늪에 빠지고 만 인천
2연승, 쾌조의 출발이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인천은 리그 3라운드(3월 14일) 성남 원정경기에서 0-6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패배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푹 가라앉고 말았다.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4라운드(3월 19일) 수원 원정에 나섰다. 시작은 좋았다. 남준재가 프로 데뷔골을 뽑으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주닝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 석패를 기록했다.
2연승 뒤 2연패, 부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5라운드(3월 27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도 1-2 패배를 기록하며 이재권의 데뷔골이 빛을 바랬다. 6라운드(4월 4일) 전북원정에서는 2-0으로 앞서나가다가 내리 3골을 내주며 2-3 패배를 기록했고, 7라운드(4월 11일) 부산 원정에서도 안재준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1-2 역전패를 허용했다.
5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유병수의 한경기 4골’
5연패의 충격은 컸다. 운명의 장난인지 몰라도 다음 8라운드(4월 18일)에서 인천은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자칫 포항의 재물이 될 수 있었던 상황. 여기서 ‘미추홀 프라이드’ 유병수가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 그것도 네 골이나 말이다. 개막 후 연거푸 득점 기회를 놓치며 무득점에 시달렸던 유병수는 답답함을 한 방에 털어버리는 맹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첫 포문은 전반 31분 열었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유병수는 전반 37분 도화성의 환상적인 전진 패스를 받아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후반전에서도 유병수의 골 폭풍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유병수는 후반 30분에 정혁의 크로스를, 후반 47분에는 김민수의 크로스를 각각 헤더로 꽂아 넣으며 한 경기에 무려 4골을 기록,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유병수 부활’ 분위기 반전한 인천, 서울마저 격침
유병수의 득점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음 9라운드(4월 24일)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유병수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42분 천금 같은 페널티킥 동점골로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유병수의 날카로움은 정점을 찍었다. 유병수는 10라운드(5월 1일) 대전 원정과 11라운드(5월 5일) 강원 원정에서 2경기 연속으로 멀티골을 넣으며 10골로 단숨에 득점 선두에 올랐다.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 행진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인천은 심지어 12라운드(5월 9일)에서 서울마저 격침하기에 이르렀다. 인천은 이날 최상의 컨디션으로 ‘강호’ 서울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 김용대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에 아쉬움을 삼키던 후반 41분, 전재호의 크로스를 이세주가 날아올라 헤더로 득점을 뽑아내며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컵대회 일정 소화... 갑작스런 페트코비치의 사임
이후 인천은 컵대회 일정을 소화했다. 컵대회 1라운드를 휴식한 인천은 2라운드(5월 26일)에서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여 화끈한 골폭풍을 과시했다. 인기가수 티아라가 응원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이날 인천은 강수일의 멀티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이내 서서히 기세가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컵대회 3라운드(5월 30일) 부산 원정에서 한상운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 패배를 기록하더니, 컵대회 4라운드(6월 2일)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힘없이 2-3 패배를 기록했다. 마지막 포항과의 컵대회 5라운드(6월 6일) 경기에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컵대회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대표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일정으로 리그가 잠시 휴식기에 돌입했다. 여기서 페트코비치 감독이 자진 사퇴한다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암 투병중인 부인의 상태악화로 더 이상 팀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이 사퇴 이유였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미안함에 휴가 중이었던 선수들에게 알고 조용히 떠나려 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전재호, 강수일, 유병수 등 몇몇이 개인 스케줄을 정리하고 급히 출국장을 찾아 그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김봉길 대행 체제, 속초에서 마음 다잡기 돌입
페트코비치 감독이 떠난 지휘봉은 임시로 김봉길 수석 코치가 부여잡았다. 1주일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선수단은 6월 14일 모여 다시금 후반기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인천에서 체력 다지기를 진행한 선수단은 6월 23일부터 3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속초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선수단은 속초종합운동장, 고성축구장 등에서 담금질에 임했다.
속초 전지훈련을 마친 인천은 7월 11일,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공격수 박주영의 소속팀이었던 AS모나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친선경기를 치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니쿠라에와 알론소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다행히 후반전 도화성과 이세주가 나란히 연속골을 터트리며 인천은 이날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쳤다.
시작된 후반기... 또 다시 재현된 ‘5연패의 악몽’
외국인 선수 보강이 이뤄졌다. 코로만과 챠디가 떠난 빈자리를 베크리치와 싸비치가 메웠다. 인천은 7월 24일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14라운드 홈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를 출발했다. 전반 초반 김은중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유병수와 베크리치가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막판 산토스와 김은중에게 다시 실점하며 2-3 역전패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좋지 않은 출발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제주전을 시작으로 인천은 15라운드(7월 31일) 경남 원정, 16라운드(8월 7일) 홈 수원전까지 3경기 연속 2-3 펠레스코어 패배를 기록했다. 17라운드(8월 14일) 홈 성남전에서는 몰리나의 왼발에 호되게 당하며 1-4 완패를 당했고, 18라운드(8월 22일) 포항원정에서 또 다시 2-3 석패를 기록, 5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허정무 감독 부임... “유쾌한 축구를 펼쳐보겠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발 빠르게 새 감독 선임이 이뤄졌다. 허정무 前 대표팀 감독이 인천의 제 4대 감독으로 전격 선임되었다. 당초 대표팀 지휘봉을 놓고 휴식을 취한다던 허 감독의 인천행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허 감독은 8월 23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선수단과의 상견례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감독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허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인천이 미래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인천은 앞으로 축구도시로 커나갈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시민구단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때문에 나는 인천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선수들과 함께 정말 유쾌한 도전을 펼쳐보고 싶다”며 취임 인사를 전했다.
허 감독 데뷔전... 부산과 1-1 무승부 기록
허정무 감독의 데뷔전은 9월 4일 부산과의 20라운드 홈경기로 펼쳐졌다. 허 감독의 K리그 복귀에 수많은 언론인과 팬들이 관심을 품고 경기장을 찾았다.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인천은 연패 탈출에 도전했다. 팽팽한 영의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26분, 인천이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냈다. 그러나 믿었던 유병수가 실축하면서 인천은 아쉬움에 땅을 쳐야 했다.
득점 기회를 놓친 인천은 곧바로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 26분 페널티킥 실축 이후 이어진 카운트 어택에서 프리킥을 허용했고, 이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내줬다. 반격에 나선 인천은 후반 30분 곧바로 브루노가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 팀의 피 터지는 공방전이 이어졌고, 결국 허 감독의 복귀전은 1-1 아쉬운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흐름 탄 인천... 4경기 연속 무패 행진
21라운드(9월 12일) 광주 원정경기도 1-1 무승부로 마쳤다. 전반 8분 유병수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종료 직전 박원홍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허 감독의 첫 승 사냥은 23라운드(9월 18일) 대구 원정에서 이뤄졌다. 정혁과 남준재의 연속골에 유병수의 멀티골까지 더해 4-1 대승을 거뒀다. 허 감독은 복귀 3경기 만에 마침내 첫 승을 신고해냈다.
상승세의 분위기는 24라운드(9월 26일) 홈 전북전까지 이어졌다. 상대 전북이 ACL 일정과 관련하여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도 하나의 약이 되었다. 인천은 이날 경기에서 3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유병수의 멀티골과 김영빈의 쐐기골을 더해 전북에 3-2 승리를 거두며, 2연승 및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기록했다.
‘기쁨도 잠시’ 또 다시 급격히 하락세로 향해
연패의 늪에 빠져 나온 뒤 무패 행진이 이어져서 긍정적인 전망이 수놓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인천은 다시 정체모를 원인에 의해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은 24라운드(10월 3일) 서울전[0-2 패]을 시작으로 25라운드(10월 9일) 대전전[3-3 무], 26라운드(10월 16일) 전남전[0-0 무], 27라운드(10월 27일) 경남전[2-2 무], 28라운드(10월 30일) 울산전[0-3 패], 29라운드(11월 3일) 강원전[1-3 패], 30라운드(11월 7일) 제주전[0-0 무]까지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을 기록하며 아무 소득 없이 시즌을 마쳤다.
‘미추홀 프라이드‘ 유병수의 리그 득점왕 등극
이러한 7경기 연속 무승의 답답함 속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었다 하면 유병수의 연속골 소식이었다. 유병수는 후반기 막판 폭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25라운드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27라운드 경남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다. 비록 마지막 3경기에서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 아쉽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유병수는 31경기 22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유병수는 연말 시상식에서 득점왕임에도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기자단 투표에서 유병수는 서울의 우승을 이끈 데얀(74표)과 제주의 돌풍을 이끈 김은중(75표)에 이어 60표에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시상식장에서 허 감독은 이 사실에 격노하여 즉시 자리를 박차고 행사장을 떠나며 제자와의 의리를 지키기도 했다.
[⑧편] ‘2011년, ADIEU MUNHAK, GOODBYE MY LEGEND' 편은 다음주 수요일(7월 23일)에 업로드 됩니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UTD기자단 사진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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