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공중파 중계는 그 위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연구실 후배들이 인천 경기 봤는데, 잘 한다면서... 몇 마디씩 거들더군요..
사실 이제 2년째 접어든 K-리그 초짜 팀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고, 그 누구도 경기력 및 성적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고는 놀라더군요.. ^^
인천의 강점중의 하나는 바로 기회를 잘 잡는다는거죠..
컵대회에서 계속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 박주영 열풍으로 인한 기회를 잘 잡았고,
바로 어제 공중파 중계의 기회를 다시 한번 잡았습니다.
역전승이라는 짜릿함을 선사하며...
어제 경기를 잠깐 살펴보면...
1. 더운 날씨...
일단 어제 정말 더웠습니다. 그러다보니 본부석쪽인 W석은 꽉 찬 반면, E석은 비교적 훵한 모습.. 사실 야간 경기였다면, 훨씬 많은 관중이 찾았을거라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다행히 다음 경기부터는 야간이더군요.. 어쨌거나 어제 날씨에 찾아주신 관중들.. 특히 땡볕을 견뎌가며 E석에 앉아주신 관중들... 이들이 있어 인천의 미래가 너무나 밝습니다.
2. 전반전
어제도 휴폭이 또 실패했습니다.
전반 휘슬이 울릴 때 던져달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힘든 것같습니다. 뭐.. 그렇지만, 실패했어도... 괜찮습니다.
어쨌거나 전남의 네아가가 빠진 것을 보고 쉽게 이길 수도 있겠구나 예상을 하며 전반을 맞았습니다.
인천은 셀미르 선수의 결장으로 3-4-1-2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인천의 허둥지는 당황하는 모습이 계속 펼쳐지면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중앙을 장악해야 하는 서동원과 노종건이 비교적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앙에서 조금씩 밀렸고, 사이드쪽에서도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수비진은 뭔가 발이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주장님의 실수로 한골을 헌납하고 맙니다.
예전부터 인천의 가장 큰 문제는 허리였는데, 언젠가부터 서동원과 아기치가 주축이 된 허리는 절대 허약하지 않았습니다. 그 가장 큰 요인은 서동원 선수가 살아난데에 있다고 보는데, 어제 서동원 선수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지 못했고, 그 결과 허리에서 많이 밀렸다고 보여집니다.
그 이후로 인천이 보다 공세적인 모습을 취했음에도 큰 수확은 없게 됩니다.
다행히 전남의 한명의 경고 누적으로 나가면서 PK를 얻고, 또 실축하고.... 사실 잘 찼지만, 골키퍼가 잘 막았죠.. 골키퍼가 계속 시간 끌 때부터 불안하더군요.. 원래 땀이 식으면 안되는데, 골키퍼가 시간을 끄니 당연히 필드 플레이어는 땀이 식게 되고, 그에 따라 더워졌던 몸이 식어버리는거죠..
어쨌거나 그렇게 전반을 마칩니다.
그리고 하프타임에 몸을 풀어야할 마니치 선수가 안보여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될거라 예상했습니다.
물론 당연히 노종건 선수와 교체해서 시스템을 3-4-3으로 변경할거라 예상하면서....
3. 후반전
후반이 시작되고, 마니치 선수는 예상과 달리 장우창 선수와 교체됩니다. 이경우, 인천의 중앙 수비수가 2명이 되고, 따라서 당연히 4-3-3 시스템을 예상해봅니다. 4-3-3은 PSV 아인트호벤의 주 시스템인데, 역시 중요한 것은 3명의 미들의 역할이 되겠죠..
그런데 인천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형적인 4-3-3이 아니라 양 윙백이 매우 전진배치된 거의 2-5-3 형태의 초 극강 공격 모드 시스템이더군요...... 역시 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전술적으로 이렇게 여유를 갖을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항상 그렇듯이 인천은 후반부터 사기 모드로 전환됩니다. 특히 마니치 선수가 나오면 상대팀의 오른쪽은 초토화 되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더군요... 마니치 선수가 나오니 전재호 선수도 함께 살아나고, 인천의 날개쪽이 살아나니 공격이 활기가 생겨납니다.
그렇게 인천은 초 극강 공격모드를 유지하고 결국 3골을 넣어 승리를 따냈습니다.
4. 그리고
어제 경기를 보면서... 물론 골이 들어갈 때, 환호성과 함께 난리를 쳤지만...
가장 감동적인 모습은 경기 후, 자리를 떠나지 않는 관중들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바로 나가지 않으시고, 자리에서 인천 선수들을 기다리는 모습....
진정 인천이 "내팀"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창단 2년째에 접어들어, 이제서야 인천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성적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인천의 경기를 보면.. 2002월드컵 때, 우리 국대의 모습과 같은 그런 열정이 느껴집니다. 그 열정이 인천 시민들을 문학으로 불러 모으고, 문학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인천"을 외쳐대고, 경기가 끝나도 자리를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입니다.
끝으로 라돈의 엉덩이 쑈는 일품이었습니다. ^^ 프로선수다운 쇼맨쉽!!
인천 선수들도 이제 골 세레머니 같은 것 할때, 뭔가 기획했으면 합니다.
인천의 축제 열기가 보다 활활 타오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