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프로축구의 경제학
서정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내년부터 인천연고의 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창단되어 K-리그에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창단과정에서 지역연고 기업의 참여문제, 자본금 확충 문제 등 논란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인천시민이 주주가 되어 운영되는 시민구단으로 출범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월드컵 이후 한껏 높아진 축구열기를 이어가고 축구발전을 위해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의 프로스포츠는 경기 그 자체보다는 스포츠마케팅 등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유럽 등 축구선진국에서는 프로축구를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국제교류 증진 등을 위한 유망한 스포츠산업으로 인식하여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는 등 이를 육성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당구단들도 입장료 수입뿐 아니라 관련 광고산업, 캐릭터산업 등을 통해 해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하나의 거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축구단은 그 지역의 스포츠관련 산업 등의 성장기반을 마련해 주고 월드컵 개최를 위해 건설된 경기장 시설의 활용을 통해 지자체에게는 유지관리비 등의 예산을 절감케 하는 등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지난해 창단하여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대구 FC 시민구단의 예를 보면 그 효과가 모두 약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대구시는 예상하고 있다. 이벤트 및 광고산업 등에서 생산유발 효과가 약 2,500억원이며 스포츠용품산업, 음식숙박업 등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약 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의 경우에는 그 규모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을지라도 대구와 인천의 인구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외국의 경우에도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명문시민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고용창출, 관광객 유치, 관련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한해동안 발생시키는 직 간접적인 경제효과가 약 6억파운드(1조원) 가량 된다고 하니 인구 300백만 규모의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경제외적인 효과를 보더라도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통해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과 축구를 통한 시민들의 단합과 일체감 조성, 도시홍보 효과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부가가치 창출도 무시할 수 없을 게다. 더구나 인천이 경제자유지역을 통한 동북아의 경제중심으로 도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인천연고의 프로축구단이 중국 등 주변 국가들간의 도시클럽 대항전 개최 등을 통해 인천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킨다면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에도 일조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점에서 인천은 시민구단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는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듯하다. 지난해 월드컵대회에서 거함 포르투갈을 격침시키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을 확정지었던 문학경기장은 대한민국 축구의 성지(?)가 되었고 국내외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명문고들도 있다. 그리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인천시민 10명중 9명꼴인 95%가 시민구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여 시민들의 호응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시민주 청약이 아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하니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흔히들 축구는 450그램의 둥근 공 하나로 온 국민을 울리고 웃긴다고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온 국민을 하나로 묶었던 지난해 월드컵에서 이미 본 바 와 같으며 수년전 외채문제로 경제위기를 겪었던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도 경제의 주름살로 시름에 지친 국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었던 것은 자국 대표팀의 국제경기에서의 선전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현대의 축구는 경기 자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간의 일체감을 유지시키는 단단한 끈을 형성하고 국가적인 에너지를 결집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제 막 출범의 돛을 올린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언젠가는 ‘한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되어 국내 축구발전에는 물론 지역산업경제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되는 날을 그려본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구절과 같이.
2003년 12월 8일자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