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2009년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인천은 충격적이지 않은 오프시즌을 보냈다고 생각되는데, 이는 어쩌면 유나이티드 첫 해 부터의 공포스런 오프시즌을 겪어 왔기 때문에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감독이 바뀌고 -늘 그렇듯이- 주전 스코어러인 방승환과 라돈치치가 팀을 떠났고 새로운 스트라이커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매년 반복되는 오프시즌의 한 감정이기도 한 것 같다. 이제 새로운 오프시즌에 큰 충격을 받으려면 아마도 사장이 바뀌거나, 팀이 통째로 없어지거나 하지 않은 이상 큰 충격을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러한 무감각과 기대를 가지고 시즌이 시작되기 전 2009년 유나이티드에게 바라는 10가지 일들을 정리해 봤다.
1. 쿨한 이미지를 유지해라.
심판들에게도 그들 나름대로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들도 엄살이 심한 선수, 자기가 안보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나쁜 손버릇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것이다. 모두 아는 바와 같이 K리그의 심판 수준은 세계 탑 클래스가 아니다.(물론, 선수, 관중, 인프라 모두 아니다) 때문에 이러한 팀이 가지는 전체적인 인상은 중요 할 것이며 어쩌면 중요한 순간에 좋은 작용을 할지도 모른다. 수년간 우리 유나이티드는 다른 돈만 많은 기업구단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심증을 가져왔다. 하지만 어쩌랴, 정말로 그런일이 있다 한들 우리가 돈이 많아지지 않는 이상 그것을 바꾸는 것 또한 불가능 하다. 하지만 도를 넘은 어필이 좋은 작용을 하지는 않는 다는 것 또한 지난 몇 시즌을 겪으면서 깨닳았어야 한다. 이제 차라리 심판들에게 인천녀석들은 고분고분하고, 심하게 어필하기 보다는 경기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닌가!
2. 제비뽑기를 해서라도 프리키커를 키우자.
2008년 시즌 골 모음 영상을 보면서 뭔가가 빠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골의 대부분은 라돈치치가 넣었고 방승환, 보르코, 전재호의 멋진 중거리 슛도 기억난다. 근데 프리킥으로 들어간 골이 있었나? 내 기억에는 없었던 것 같다. 모두 2005년의 영광을 기억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에는 우리에게 서동원과 아기치라는 썩 훌륭한 프리키커가 있었고 중요할 때 그것은 큰 무기가 되었다. 팀 내에서 프리키커를 집중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정 없다면 제비뽑기나 사다리를 타서라도 오른발, 왼반 프리키커를 지정하고 높은 보너스로 프리킥 연습을 이끌어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3. 자신을 어필하라.
이천수가 페예노르트에 가면서 한 얘기가 있다. "여기서 잘 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가는게 목표다". 이천수가 이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축구선수에게 있어 구단은 하나의 직장이고, 소위 말하는 점프를 하려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다. 과연 매 년 상위(돈으로) 클럽에 몇몇은 꼭 발탁시키는 구단의 선수들은 정작 구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물론 몇몇 노장선수들은 그러한 기대를 접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줄기차게 2군에 박혀 있다가 허정무호의 신데렐라가 된 이근호의 경우를 봐서라도 한줄기 희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인천의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선수가 점프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천의 많은 팬들은 그러한 것에 이제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어필하라. 그래야 점프한다.
4. 유나이티드 2군의 레벨을 인식하라.
앞서도 말했지만 이근호 스토리는 우리 인천으로서는 쓴 약을 먹은 느낌이다. 내 경우에는 정말로 이해되지 않았던 일 중의 하나가 어떻게 정규리그에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선수가 올대에는 그렇게 꾸준히 리스팅 될 수 있는냐는 것이었다. 그 해 2군 MVP를 탄 이근호는 리그 말미 몇 경기에 출전했지만 그렇게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채 대구로 떠나갔다. 그리고 이근호가 허정무의 황태자가 된 것은 대구에 가서 꾸준한 경기를 뛴 이후 부터일 것이다. (솔직히 수비를 포기하고 공격에만 올인하는 전술 방식, 변병주 감독과의 궁함, 하대성, 에닝요등의 선수들과의 조합등이 진짜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배가 아픈것은 사실이다) 하여간, 그 이후로 친구들에게 이근호에 대한 얘기를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근호가 인천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이근호가 인천에서 그랬다면 니네구단 후진거 아니냐.. -_-; 라는 것이다. 뭐 나는 늘 이렇게 답한다. "우리 인천의 2군 레벨이 딱 이근호 정도다" 인천의 리저브팀이여, 길은 열려 있다. 정규리그에 못나온다고 속상해 하지 말기를, 우리는 그래도 2군리그 2연패 팀 아니냐!
5. 웃어라. 선수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다.
내가 현 올대감독 홍명보와 맨유의 박지성에게 가진 단 하나의 불만은 바로 그들의 인터뷰 방식이다. 아니 언젠가 본 박지성의 자서전(?)에서 첫 대표팀 생활에서 홍명보에게서 언론을 대하는 방법등을 배웠다고 했으니 홍명보가 그 주범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언제나 교과서에 나온 문장을 상황에 맞게 가져올 뿐이다. 어렵게 이긴 경기에서는 질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생각보다 어렵게 나왔다. 결국 우승했고 우리는 우리를 믿는다. 라든가 심지어는 한일전에서의 승리도 자만하지 않는다. 좋은 경기였다. 등등이다. 우리 유나이티드 선수들이야 지금까지 매스컴에게서 철저히 외면되어 왔지만 이 부분은 구단의 크기와 함께 차츰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때가 되어서 우리 선수들의 인터뷰가 톡톡 튀는 그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천수만큼은 아니더라도 ' 뭐 서울, 그정도 연봉인 선수들하고 대등하게 싸워 왔잖아요. 그거 자체가 우리 유나이티드의 강함을 나타내 주는 반증 아닐까요?' 정도는 해 주어야지!
6. 자신이 인천의 한 시민임을 자각하라.
구월동 신세계 백화점 지하의 스타벅스, 연수동의 풋살장, 문학경기장 사우나. 지금까지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출현했다는 정보가 들어온 장소다. 우리 선수들은 정작 축구선수지만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 아기치, 마니치의 인터뷰에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동하는 차 안에서 축구경기(외국)가 나오자 채널을 돌려 버렸다는 것이다!! 박지성이나 루니가 게임 엔트리에서 빠졌거나 부상일 경우, 그들은 언제나 구단의 슈트를 입고 경기를 관람한다. 부산이나 수원같은 경우는 경기전에 팬사인회도 한단다(물론, 내 자신이 싸인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한 고통을 알고 있다.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선수들이여, 조금 더 친근하게 시민들에게 다가가라 어차피 다 동네 형, 아저씨들 아니것냐. 아니면 구단에 건의해서 말끔하게 구단 슈트좀 해 달라고 하고(아마 올시즌에는 있는거 같던데?) 거기 등짝에 커다랗게 이름좀 박아 달라고 해라. 나 누구요~ 하고 말이다.
7. 볼보이들이여 자부심을 가져라.
언젠가 진짜 게임이 안풀릴때가 있었다. 2007년으로 기억되는데, 주도권은 계속 잡고 있었지만 어이없는 역습 한방에 골을 먹었고.. 경기 자체도 중요한 순간이었고 거의 종료시간 막바지에 다가갈 무렵. 1초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볼보이께서 문자를 보내시느라 공을 제 때 주지 못하였다. 문학의 모든 2만의 관중이 그녀석에게 집중 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꾸르바에서는 어디서 문자질이냐는둥, 왜 저런 긍지 없는 놈을 억지로 저 자리에 앉혔냐느둥 말이 많았다. 딴 동네 얘기를 해 줄까? 예전에 상암에 있는팀은 자기네가 불리하니까 아예 볼보이를 전부 퇴장시켰다. 공이 나가면 안들어오도록 ( 정말 90년대 초 이후로 그런 장면은 처음이었다 ) 이정도는 되어야지. 볼보이들이여 그대들은 간택되어진 녀석들이다. 유나이티드 경기원의 일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그리고, 볼보이들에게 선수들과 사진 한 방씩은 해 주면 볼보이들도 좋고 팬서비스도 되니 이 얼마나 좋습니까! 신경좀 써 주세요 구단관계자 분들!
8. 경쟁상대는 K리그 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옆동네는 벌써 v2다. 야구의 신이랜다. 다행히 경기 내용이 재미 없다는 평이 있어서인지 부산만큼 폭발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스포테인먼트라는 말도 시작했고, 첨단시설을 내세워 이래저래 공격적으로 간다. 예전에 그렇게 인기 없었다는거 다 알잖냐.. 유나이티드는 축구클럽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돈을 벌기위한 영리단체다. 명심해라 경쟁상대는 K리그 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9. 사나운 맹수보단, 늙은 원숭이가 되어라.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보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선수들이 너무 열정적이고 지기 싫어하고 순진하다는 것이다. 난 솔직히 그라운드에서 맞으면 좀 쓰러져 줬으면 좋겠다. 그걸 다짜고짜 버티면서 쌍방으로 가기 일수니.. 답답해 죽겠다 이거지. 물론 예전 2002월드컵의 히바우도처럼 거짓말로 주심을 속일 필요 까지는 없다. 하지만 예전 김진규의 목치기 사건(2007년 FA컵 4강일듯?)만 봐도 그냥 넘어졋으면 바로 퇴장인데 그걸 버텨서 멱살을 잡으니 둘다 옐로 하나씩 받고 말지.. 정말 그럴때는 노련함이 부족한 이 순진한 선수들이 원망스럽기 까지 하다. 사나운 맹수는 용맹스러울지 몰라도 덧에 잘 걸리고, 늙은 원숭이는 1인자는 되지 못할지언정 덧에 걸리지 않는다. 다들 아시지 않는가 K리그라는 곳의 협잡과 음모를..
10. 우승은 바라지 않는다.
6강에라도 함 가보자. 오늘 신문을 보니 4강x중x약 이라는 예상을 했는데 우리는 x약이다. 뭐 늘 그렇지 않은가? 언제 저 전문가라는 인간들이 제대로 하는거 봤는가? 맨날 그래놓고 무슨 기적이라느니 이변이라느니 그렇게 자신의 실수를 덮기 마련이지 않은가! 그런데 신경쓰지 말자. 2년전에도 1년전에도 6강에 들지 못했지만 늘 마지막 라운드 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합했었다. 우리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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