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팀이 요즈음 꼬여가는 일들을 보면 꼭 문학경기장의 뜻모를 저주가 있는듯이 보여진다.
애초에 문학경기장이 들어설 그곳에 공동묘지였었고 깔금하게 파헤쳐진후에 번듯한 경기장이 들어섰으니
지하에 편히 잠들던 원혼들이 짜증이 난 것인지 중요경기만 있으면 비가 온다던지 코가 빠질만큼
춥다던지 하늘이 안도와주기 일쑤니 그렇게 생각되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닌듯 싶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상태에서 평일 저녁에 들어차기 힘든 관중은 또다시 텅빈채로 경기에
임했고 그래도 골수팬들의 중독같은 발걸음이 허전하지 않게 모양새는 갖출수 있었다.
그리고 허무맹랑한 전반전, 맘먹고 달려든 후반전의 반전으로 귀중한 승리를 챙길수가 있었다.
1 전반전
가을에 들어서고 인천은 제대로 베스트멤버가 경기에 임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실상 베스트멤버가 누구인가를 물어본다면 머뭇거릴만큼 헷갈리는게 사실이지만 한여름의 그 모진일정이
많은선수들이 제기량을 펼칠수 없도록 체력고갈과 잦은부상의 온상이 되었던듯 싶다.
............김이섭.............
이정수......임중용.......김학철
노종건......장우창.......전재호
............토미치.............
최태욱.....라돈치치......마니치
선발은 윗명단처럼 출장했는데 이번에도 없는 자원을 바탕으로 야무지게 실험을 강행하는 듯한 모험성의
선발멤버로 짜여져 있었다.
김현수의 부상자리를 메꾸는 임중용의 중앙수비기용. 두번연속의 대인마크성 수비형미들인 장우창.
3톱공격수를 지원하는 칼패스를 원했던 플메 토미치. 수비형미들에서 오른쪽윙백으로 전환한 노종건.
대략 4명정도가 새로운 팀컬러를 보일 만큼 낫선 풍경이었고 전반전은 어떤 가산점수를 줄수 없을만큼
철저히 포항에게 농락당한 셈이었다. 경기내용은 그렇다치더라도 단한차례의 멋진 슛팅도 없었으니
이번경기는 포항최감독의 코난 대신 190이넘는 장신인 차철호가 투입될만큼 고공축구를 맘먹고 구사한
상황이었는데 더군다나 우리수비진이 키가 크지 못하고 제공권에 약한 선발진임을 감안할때 제대로
먹혀들어간 전반전이었다.
포항은 중원에서 센터링을 하면 모두 우성용이나 차철호의 머리에 찰삭 달라붙었고 우리는 어찌하지
못하고 당하는 수밖에 없었으니 이런 상황은 라돈에게 당한 성남의 수비진영과 거의 동일한 것이었다.
다행히 우리의 어설픈 업사이드에 포항선수들이 걸려들었기 망정이지 얼마나 위험한 찬스를 허용했던지
춥지않은 날씨에도 아랫턱이 덜덜 떨릴정도였으면 말을 다했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토미치의 무리한 돌파와 맞지않는 조직력은 텅빈중원을 실감케 했으며 성남전에서 분전을 한
라돈치치는 포항의 중원의 귀재인 산토스에게 번번히 당하며 제공권을 놓치는 계기가 되었다.
라돈의 치명적 약점인 결정적 찬스에서의 키핑력 부재 또한 관중들의 신음소리를 내게 만들었고.....
전반의 상황에서 무엇보다 안타까운것은 포항의 어린수비수인 오범석선수에게 부상당한 마니치였다.
결국 주치의는 조금의 기대도 무시한채 손으로 x표시를 했고 귀여운 그라운드의 유일한 차를 타보는
불행을 맛봐야 했다. 이덕분에 몸이 안풀린 방승환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었고.....
전반은 고공플레이에 당한 우리수비진과 고공플레이를 못한 공격진의 죽이 잘맞은 덕분에 이렇다 할
우리만의 플레이를 하지도 못한채 그저 비속에서 뛰어 다니는 상황만을 연출하고 말았다.
2 락커룸에선 무슨일이 있었나??? 후반전의 대반전
후반전이 시작과 동시에 인천의 페이스로 돌아오기 시작한 계기는 양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공격수들간의 호흡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한 상황과 맞물려 돌아갔다.
특히 전재호의 칼패스와 효율적인 공간침투를 한 최태욱의 현란한 동작은 결정적 기회를 맞았는데
낮게 깔린 최태욱의 크로싱은 1톤이 넘어가는 코키리라도 골인시킬만큼 수비수가 건드리지 못할 정확한
찬스를 제공했지만 우리의 라돈치치는 갑자기 포항수비수로 변신한듯 깔끔하게 건드려 쳐내고 말았다.
관중들과 서포터들은 그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듯 난리가 났고 라돈은 골문안에서 쥐구멍을 찾았다
아마도 이 상황이 양팀 통털어 가장 좋은 찬스였고 내용도 충실했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대략 이골만 들어 갔어도 자신감이 약간 부족한 라돈의 어린마음에 날개를 달았을텐데 두고두고 아쉽다
우리수비진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고 중원 또한 마에조노가 투입하면서 활발함을 보였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적인 주도권을 쥘수 있게 활발히 움직인 선수는 다름아닌 노종건선수였다.
그간 안쓰러울만큼 노종건선수에게 수비는 만점 공격은 빵점을 주었던 나였지만 그가 그런 공격을
시도하고 활발히 움직이면서 수비를 제대로 할것이란 생각은 할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잘해주었다.
단지 1:1돌파후 깊숙히 찔러들어가는 개인기술만 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남아 있었지만 이건 오바고
경기내내 그렇게 부지런히 공수를 넘나드는 모습은 승리의 1등공신이라 단언하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중원을 책임지면서 실수하지 말아야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이었고 자신감을 회복한
계기였다는 점에서 이번경기는 그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을 것을 확신한다.
나이어린 오범석 선수는 중원에서 1:1 상황을 최태욱에게 내주지 않기위해 퇴장까지 무릎 쓴 반칙을
범했고 5분을 남겨놓고 그라운드에서 나와야 했다.
숫적우위를 바탕으로 엄청난 화력을 인천은 집중시켰고 뭔가 일이 되어가는듯한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우리수비수들의 간간히 벌이는 실수를 결정적 찬스로 만들지 못한 포항 공격진은 우리를
도와주는 우군처럼 보였는데 후반 44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사실 시계가 멈춰설때쯤 또다시 무승부무득점의 벼랑으로 떨어져야 하는가를 외치며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었는데 여지없이 반전은 일어나고 말았다.
지속적으로 포항문을 향해 집중포화를 쏘아대던 인천은 볼이 제대로 중원으로 흘러나왔고 장우창은
그대로 중거리슛을 쏘을 예상을 뒤엎으며 공간이 열려있던 전재호에게 칼패스를 해주었다.
완쪽 아크정면에서 볼을 잡은 전재호는 패스할것처럼 달려들다가 그대로 강력한 슛을 시도하였다.
빗속이었고 볼은 미끄러웠으며 김병지의 선방에도 손에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정말 이상황은 90분간을 기다린 보람을 희열로 대답한 너무나 값진 것이었다.
무기력한 전반, 집중하면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한 후반의 모든 아쉬움을 건망증속으로 밀어넣고 말았다
3 아쉬움
이번경기엔 이정수선수가 성남에 이어 두번째 경고를 받았음으로 다음경기에 출전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수비수로서 많은 실수를 한 그였기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체력 고갈은 가용자원을 점점 줄어들게 하고 있는데 이번에 마니치의 부상이
가벼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이 아무래도 큰 부상같기는 했지만
이번경기에서 검증된것이 있다면 3:4:3의 포메이션에 걸맞는 중원사령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정상적으로 3톱을 확실하게 살려주기 위해선 김우재의 무한체력, 노종건의 부지런함,토미치의 시야
마에조노의 칼패스를 전부다 겸비한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톱을 버려야 할것인가? 아니면 확실한 중원사령관을 찾아낼것인가?
이 두개의 기로에서 좀더 헤맬것 같은 인유의 현 상황은 명확한 답이 보이질 않는다.
1:1마크가 여전히 부실한 수비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중원의 미들진.
적절한 대안없이 땜빵으로 시험중인 오른쪽 윙백.
아직도 조직력과 호흡이 부실한 공격진.
문제점도 많고 개선점도 보이며 한경기웃고 한경기 울지만 기다림만이 답이라면 기다릴 것이다.
플레이오프전은 이미 남의 잔치가 되어버렸지만 결국 이긴다는것은 기쁘기 그지 없는 것이다.
또한번의 승리는 마음 넉넉하게 하고 있지만 내친김에 화끈하게 전북과 수원을 잡아야 할것이다.
시작보다 중요한것은 끝이며 그 화려한 끝은 더 좋은 시작의 발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