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기대되는 세르비안 특급 보르코
인천이 달라졌다. 가난한 시민구단의 멍에를 벗고 명문 구단으로 성장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2008년 수혈된 젊은 피들의 활약은 선수층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약점을 탈피하고 ‘내용면으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팀의 기둥으로 성장 중이다. 특히 인천의 빼놓을 수 없는 주축멤버로 자리 잡은 22살내기 보르코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지난 제주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첫 골을 터트린 보르코에 대한 기대감은 인천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와 함께 자라고 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보르코를 위해 팀의 선배인 라돈치치가 일일 통역관으로 활약했다.
-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보르코. 1986년 생으로 한국나이로 치면 23살이다. 세르비아 출신으로 U-19대표선수를 경험했고 세르비아 프로팀 파르티잔을 거쳐 포르투갈 임대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인천 팀원으로 낙점 받았으며 주력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를 맡고 있다. (라돈치치 曰-“포지션 나랑 똑같아. 라이벌이야...”)
- 개막전 이후 꾸준히 선발출장하고 있다. 첫 경기를 소화했을 때 소감과 경기를 치를수록 달리지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한국 무대에서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은 단연 특별하다. 무엇보다 내가 기록한 골로 팀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행복한 경험이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경험치와 컨디션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적이 아니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데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어린 나이에 해외리그에 진출한 케이스다. K-리그를 경험한 소감은?
=한국 프로축구는 세르비아 리그나 다른 해외 리그에 비해 굉장히 적극적이고 힘이 넘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 위주로 뛰는 세르비아 리그와 비교할 때 훨씬 빠르고 몸싸움이 거칠다. 거기에 대한 적응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 라돈치치·드라간과 함께 인천의 공격편대를 이끌고 있다. 이들과의 호흡은 얼마나 잘맞는가.
=팀 동료로서 같은 동류럽 출신의 두 선배들은 한마디로 완벽하다. (영어를 못하는 보르코의 통역은 라돈치치가 자청했다) 경기장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등 경기외적 시간도 많이 갖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의사소통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팀에 적응하기 위해 라돈치치와 드라간으로부터 절대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라돈치치, 후배 보르코에게 암묵적인 협박(?) 제스추어를 취하기도)
- 공격수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은?
=인천에 오기 전 볼을 다루는 능력과 드리블에 소질이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최근 인천에 몸담은 뒤 이 같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많이 노력중이다. 팀에 적응하는 단계라 눈에 띄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라돈치치 曰-“팀의 키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후배다. 덧붙이자면 플레이스테이션(플스)에 남다른 재능(?)있다.”)
- 한국이라는 나라, 인천이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은?
=굉장히 멋진 곳이다. 한국처럼 리그 수준이 높은 곳에 진출하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 특히 인천은 크고 매력적인 도시다. 특히 팬들의 열광정인 응원 열기에 반했다.
-인천에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한국에 오기 전 K리그에 대해 전해들은바가 있는지.
=처음 매니저가 한국행을 제안했을때 상당히 망설였다. 언어와 문화 등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쓰고 적응해야할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과 뉴스를 통해 한국 리그에 대한 소식을 집중적으로 접했고, 이전 마니치부터 시작해 라돈치치, 드라간 등 같은 세르비안 출신 선수들이 한국에 진출해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 지금은 내 선택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 어린 나이에 한국 생활이 특별히 힘들진 않는지.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는지?
=아직까지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가끔 외롭기는 하지만 경기나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큰 문제는 아니다. 또 여름 이후에 어머니가 한국에 건너오셔 2개월 정도 머무실 예정이라 그다지 고민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 해소방법은 별다른 게 없다. 말이 통하는 선배들과 자주 어울리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정도랄까.
- 9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팬들을 위해 준비한 골 세레모니가 있는가.
=아직 특별한 건 없다. 단순한 눈요기 거리보다 팀 승리를 위해 얼마만큼 기여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라돈치치 曰-“난 쥬얼리 ET춤 춰보일거야! 베뷔원모얼~타임~”)
- 나이로 치면 팀의 막내급이다. 동료들 중 군기반장은 누구? 특히 임중용 주장에 대한 느낌은?
=‘군기반장’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선배가 후배의 기를 죽인다는 뜻인가? 일단 다른 한국인 동료들과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다. 또 세르비아나 여타의 해외리그를 봐도 모든 선수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단순히 나이나 연차가 많다고 해서 누군가를 혼내거나 비난하는 일은 없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 한다. (라돈치치 曰-“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처음 인천에 왔을 때 정말 호되게 경험했다. 나 역시 어린나이에 인천에 몸담았고 처음 선배들의 기강잡기에 눈물 쏙 빠질 만큼 혼나본 적 있다. 때문에 보르코에게 만큼은 그런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다. 사실 김학철 선배 무서웠어...T_T")
- 앞으로의 포부와 팬들에게 한마디
=인천의 팀원으로 이름을 남긴 만큼 팀에 도움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개인적인 골 욕심 보다 팀의 1차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자 한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글=UTD기자단 이수영 (sanja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