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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축구로 가까워진 인천-북한
733 공지사항 2005-06-03 1346축구로 가까워진 인천-북한
2005년 5월 중국 서남부의 윤난(雲南)성 쿤밍(昆明)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게 개어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창단후 첫 3연승을 기록하며 전기리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간 상태여서 4시간이 넘는 비행시간과 밤 늦게 도착한 여행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하늘만큼 맑았다.
인천 선수들이 해발 1800m가 넘는 고지대인 쿤밍에 가게 된 것은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이란 및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고지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북한월드컵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갖기 위해서였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모두 마찬가지 심정이겠지만 북한대표팀이라는 흔하지 않은 상대를 만나야 하는 인천 선수들은 쿤밍에 먼저 도착해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북한선수들을 보며 호기심, 설레임과 함께 긴장감도 감돌았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와 북한월드컵대표의 친선경기는 아쉽게 열리지 못했다. 북한대표팀의 리희연 단장과 인천구단의 안종복 단장은 지난 91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8강에 오른 쾌거를 달성했던 남북단일팀의 북측 코치와 남측 실무책임자로 함께 했던 인연을 되새기며 경기를 성사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가슴 졸여가며 평양에서 날아오는 공문을 기다리기도 했다.
경기에 대한 보도가 일부 언론에 의해 미리 나가는 바람에 경기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중국의 쿤밍이라는 낯선 곳에서 인천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의 만남이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는 양팀 선수들이 있었으며 4박5일 동안 같은 호텔 아래 위층에 묵으며 같이 식사하고 지냈다는 것은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일본과의 재대결을 앞두고 있는 북한대표팀의 윤정수 감독의 전술 구상을 돕기위해 일본 축구를 잘아는 인천의 장외룡 감독이 진지한 조언을 해주며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우는 등 북한의 승리를 기원하는 모습에서 진한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와함께 인천의 주장 임중용 선수가 구단에서 북한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준비해간 사인판을 북한의 주장 리명삼 선수에게 건네주며 환한 얼굴로 악수를 나누고 인사말을 주고받는 모습에는 바로 형과 아우의 다정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이런 역사적인 장면들은 인천에 프로축구팀이 있기에 가능했고 인천 유나이티드를 만들고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는 인천시민들에게 감동을 나누어 드린다.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올라 내려다본 쿤밍에는 핵무기도 없었고 6자회담도 없었고 굳이 ‘분단’이니 ‘통일’이라는 거창한 단어의 중압감도 없었다.
인천과 북한의 선수들이 만난 쿤밍에는 오로지 ‘축구’만 있었으며 축구 때문에 인천과 북한이 조금 더 가까워졌을 것이다 . 또 멀지않은 시기에 쿤밍에서 만났던 북한 선수들을 다시 만나 2005년 5월의 만남을 떠올리며 얘기를 나누는 날도 반드시 오리라고 믿는다.
<여승철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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