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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치치 인터뷰... 태극전사 꿈꾸는 ‘인천사나이’

87 UTD기자단 뉴스 UTD기자 이수영 2008-03-21 877
라돈치치 인터뷰- 태극전사 꿈꾸는 ‘인천사나이’ 시즌 초 인천의 돌풍이 무섭다. 그 중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인천사나이’ 라돈치치(25·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부활이다. 2005년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의 준우승을 이끌고 2006년 K리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쥔 그는 타고난 스타다. 지난 9일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 개막축포를 터트리며 경기 MVP를 차지한 라돈치치. 이어진 16일 홈경기에서 전남을 상대로 41초 만에 벼락같은 골을 넣어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남다른 꿈을 꾸고 있다. 바로 한국 국가대표팀 부름을 받아 태극마크를 다는 것. 신의손(전 안양LG), 이성남(전 수원삼성)의 계보를 잇는 ‘명품 용병’의 귀화여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홈 개막전까지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 상당히 기쁩니다. 공격수로서 골을 넣는 순간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요. 개인적인 소감도 충분히 밝혔지만 무엇보다 승점을 쌓아 팀이 선두권을 달리게 된 것이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시즌 초 컨디션을 끌어올린 비결은? = 무조건 열심히 훈련을 반복(Hard Training)하는 게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루 두 번 공식 훈련을 모두 소화한 뒤 따로 연습과 몸만들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일은 아니고.(웃음) 전 운동하는 기계는 아니니까요. - 2경기에서 연속골을 넣었지만 공격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 함께 공격을 주도하는 김상록·보로코와의 호흡은 어떤가. = 저 역시 골을 넣고 이겼지만 경기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독님과 손발을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았고 동료들을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저 감독님과 코칭스테프가 짜놓은 전술에 맞춰 그분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더 자세한 것은 감독님께 여쭤보셔야 할 것 같네요.(웃음) - 최전방 공격수로서 너무 가운데를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좌우로 활발히 움직여 스스로 찬스를 만드는 모습도 보여주길 바란다. = 좋은 지적이지만 감독님이 지시하신대로 움직이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팬 여러분이 경기장에서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라’고 소리치는 대로 움직일 수는 없는거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지금까지 경기에서 지시받은 대로 움직였다는 겁니다. - 일본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인천에 돌아온 소감은? =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국, 특히 인천에서 머물렀습니다. 이미 제 고향이나 다름없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도 반갑게 맞아줬고요. 특히 절친한 동료인 성경모와 드라간은 특히 절 많이 반겨줬어요. 그들과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더니 이제야 ‘집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일본에서 생활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 어렵거나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일본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죠. 무엇보다 경기마다 관중석이 거의 꽉 차는 열광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본인들은 평소엔 굉장히 조용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상당히 열띤 응원을 보내더군요. 인천에서도 그렇게 많은 팬들이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요. - 일본 축구와 한국 축구를 모두 경험한 공격수다. 두 나라 축구 스타일의 차이점과 어떤 나라에서 경기하는 것이 더 체질에 맞는가? = 어떤 스타일이 더 편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선수로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게임에서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다만 두 나라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한국 축구는 상당히 빠르고 몸싸움이 격하죠. 반면 일본은 좀 더 기술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점이 다릅니다. - 과거 ‘철없는 미완의 용병’ ‘문제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런 평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 한번도 팀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왜 다들 절 문제아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한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동료들과 잘잘못을 따지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잖아요? 더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한 생산적인 논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더 없이 좋은 동료들이고 친구들이죠. 경기 중 고함을 치고 언쟁을 벌이는 것은 이기기 위한 승부근성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 장외룡 감독이 “팀에 복귀한 뒤 훈련 태도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칭찬하던데.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나? = 아무래도 처음 인천 땅을 밟았을 때보다 나이를 먹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일까요. 세월이 흐른 만큼 성숙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하지만 과거의 라돈치치와 지금의 라돈치치는 같은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들의 생각일 뿐이죠. 전 2004년 처음 인천 유니폼을 입던 그 날부터 쭉 ‘인천의 라돈치치’입니다. - 장외룡 감독과 다시 만난 소감은? 경기 중 특별히 주문한 사항도 있었을 듯한데. =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만큼 장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도 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무엇보다 감독과 선수로서 서로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신뢰를 딛고 더 좋은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훈련과 연습을 반복하고 있죠. 경기에 나가기 전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게 풀라’(Just Simple)는 한마디입니다. 볼을 잡고 슈팅하기까지 딱 2번만 공을 건드리라고 하실 정도죠. 확실히 감독님 성향을 알고 그대로 따르다보면 경기가 쉽게 풀리는 것 같습니다. - 영화 비상을 봤는지? 영화에서 임중용 주장에게 골대 같이 안 든다고 욕먹는 장면 나오는데. 팬들 기억에 상당히 깊게 남아있다. = 물론 봤습니다. 그 장면 저도 기억해요. 그때는 카메라 앞이라 일부러 과장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카메라 꺼지면 또 같이 장난치고 떠드는 동료가 되죠. 그 장면 때문에 건방지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선배들에게 콩닥콩닥 말대꾸 한다고.(웃음) 요즘엔 그러지 않아요. 선·후배 관계가 칼 같은 한국 문화에 많이 익숙해져서 요즘은 선배들이 뭐라고 말하면 알아서 “Ok, Ok~"하는 편이에요.(웃음) 뭐 딱히 선배들이 군기를 잡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서로간의 예의와 존중은 꼭 필요하니까요. - 지난 시즌 데얀의 활약을 알고있는지. 모두들 데얀의 현실적 대안으로 라돈치치의 부활을 꼽고 있다. = 당연히 그가 지난해 얼마나 잘 했는지 알고 있죠. 정말 좋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저와 데얀을 단순비교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와 데얀은 엄연히 스타일이 다른 선수니까요. 데얀을 의식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각자 소속팀에서 골로 서로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만큼 자신도 있고요. - 올 시즌 꼭 극복하고 싶은 본인의 약점은? = 경기장에서 제 약점을 꼽으라면 콕 집어 말하기 힘들군요. 저는 아직 배우고 성장하는 중이니까요.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정확한 헤딩도 계속 훈련을 통해 가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저의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까 합니다.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부모님도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아지셨거든요. 아버지는 아직도 허리가 굉장히 아프셔서 투병중이세요. 인터넷을 통해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긴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네요. - 독특한 세레모니로 주목받았다. 올해 특별히 준비한 세레모니는 없는지? = 그건 비밀인데요. 팬 여러분들을 위한 ‘서프라이즈’로 남겨두겠습니다. 지난해 대전 용병 데닐손의 톡톡 튀는 세레모니가 많이 주목을 받은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전 축구선수지 개그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스운 몸개그는 TV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충분히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골을 넣은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쇼맨쉽을 발휘하는 건 맞습니다. 세레모니를 위해서 골을 넣는 건 아니죠. 냉정한 대답이다. 하지만 팬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곧 경기장에서 증명됐다. 41초 만에 결승골을 뽑아낸 뒤 관중석으로 달려간 그는 손으로 앙증맞은 하트를 그려 팬들에게 선물한 것. K리그 5년차. ‘인천의 전설’을 꿈꾸는 라돈치치와 토종 공격수들의 한판 승부가 프로축구의 새로운 흥행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글/사진= 이수영 UTD기자 (sanj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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