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전라남도 진도군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속이 하루하루 통탄스럽기 그지없다. 지난 20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인천은 리그 초반 부진한 성적도 성적이지만 7경기 째 연속 무득점 경기가 지속되며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었다. 이전에 대전 시티즌(2008년 10월 19일~2009년 3월 14일)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 상황이었기에, 불명예를 안고 싶지 않은 인천으로서는 이번 제주전에서 반드시 득점에 성공해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두겠다는 열망이 강했다. 하지만 홈팀 제주 역시 이번 시즌 상위권에 안착하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인천과 제주와의 상대전적은 인천 기준으로 7승 12무 8패로 거의 비등한 전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적만 따지면 제주가 인천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선수들의 자신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 때문에 여러모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인천과 제주의 경기였다. 돌아온 이천수... 날카로운 움직임 선보여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천수가 복귀해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천수는 득점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트 피스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옵션이었기 때문에 골과 승리에 목마른 팬들의 크나큰 기대가 쏟아졌다. 여기에 지난 수원전에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비축한 남준재도 왼쪽 날개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인천이 잡았다. 인천은 공격진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득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천수는 전반 7분 오른쪽에서 박스 안으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리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자랑했다. 제주의 알렉스가 머리로 걷어냈지만 적당한 높이와 빠른 속도의 크로스는 이천수의 몸이 완전히 돌아왔음을 알렸다. 잠시 뒤 홈팀 제주의 매서운 반격이 이뤄졌다. 전반 14분 인천은 위기를 넘긴다. 후방에서 날라 온 상대의 크로스를 배승진이 머리로 막았는데, 공은 애꿎은 인천 골문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권정혁 골키퍼가 가까스로 골대 안까지 들어가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전반 18분 다시 인천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천수가 패널티박스 우측 부근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제주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대 김호준 골키퍼의 다이빙에 막히면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1분 뒤 인천은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이석현이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수팅을 날렸으나, 또 다시 김호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백패스 실수' 드로겟에 어이없는 선제골 헌납 곧바로 또 다시 제주의 반격이 이어졌다. 전반 21분 빠른 프리킥 전개에 이은 김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권정혁 골키퍼가 안전하게 방어해냈고, 이어진 전반 26분 드로겟의 패스를 받은 송진형의 왼발 슈팅 역시도 권정혁의 선방이 연이어 이어졌다. 하지만 전반 30분 인천은 최종환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결국 어이없는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상황은 이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최종환이 백패스로 골키퍼 권정혁에게 연결한다는 것이 빗맞았다. 권정혁은 패스를 받으려 한참 앞으로 나와야만 했고, 빈틈을 파고든 드로겟이 침투해 볼을 먼저 낚아채고 말았다. 드로겟은 볼을 낚아챈 뒤 권정혁 골키퍼까지 가볍게 제친 뒤 빈 골문으로 가볍게 왼발로 공을 밀었고, 볼은 그대로 골라인 안을 가볍게 통과했다. 전반 중반까지 잘 싸우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허무하게 선제골을 헌납하는 허무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인천 선수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했다. 다시금 반격에 나선 인천은 전반 33분 아쉬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호준 골키퍼가 펀칭해내지 못했고, 뒤쪽에 서있던 남준재가 노마크 득점 기회가 향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남준재로 쏠렸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남준재의 슈팅은 하늘 높이 뜨며 무위에 그쳤다. 침착한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후에도 인천은 공격적인 흐름을 이어가려 노력했지만 득점으로는 연결시키지 못했고, 결국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무리 했다. 공격 일변도의 인천, 동점골 사냥 위해 투지 발휘해 후반이 시작함과 동시에 인천은 이천수가 남준재와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의 왼쪽 진영을 부리나케 흔들었다. 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던 인천은 후반 9분 또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넘어온 아웃렛 패스를 남준재가 잡으며 인천이 공격권을 가져왔고, 남준재는 무서운 스피드를 이용해 골문 앞까지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이선에 있던 이천수가 중앙에서 함께 쇄도하며 순간적으로 제주의 수비수의 위치 선정에 혼란을 줬다. 그러나 남준재는 수비수를 신경 쓰느라 노마크에 있던 이천수를 미처 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상대 수비수와의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결국 슈팅이 막히며 결정적인 득점 찬스는 무산되었지만 인천은 계속해서 공격 일변도로 제주를 괴롭혔다. 인천은 이처럼 점유율을 높여갔고, 제주는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은 제주의 장은규는 후반 중반 인천의 강하고 거친 플레이에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가며 에스테벤과 교체를 당하기도 했다. 김봉길 감독은 후반전 20여분을 남겨놓고 남준재를 불러들였다. ‘아트사커’ 문상윤이 남준재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되었다. 잇따른 선수교체... 열리지 않는 '야속한' 제주의 골문 문상윤을 왼쪽 측면에 세워 공격의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겠다는 의도였다. 인천은 계속해서 좌우 측면은 물론이고 중앙까지 장악하며 제주에게 공격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33분 이보가 연결한 날카로운 프리킥을 이효균이 몸을 던지는 감각적인 백 헤딩을 날렸지만 공은 야속하게도 골문 왼쪽으로 살짝 비켜나며 동점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제주는 모든 선수가 박스 안에 위치해 1대 0의 리드를 굳히려 하면서도 틈틈이 역습을 노렸다. 후반 37분, 제주는 효과적인 역습으로 인천을 위협했다. 박스 중앙에서 날린 이보의 슈팅을 에스티벤이 클리어하며 전방의 송진형에게 연결해 찬스를 잡은 것. 송진형은 쇄도해 들어가던 배일환에게 전진 패스를 내주었고 배일환은 패스를 이어 받아 아크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권정혁 골키퍼가 펀칭해 제주의 역습 공격을 막아냈다. 역습 이후 제주는 조금씩 주도권을 찾아오며 경기의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 제주의 윤빛가람은 후반 40분 즈음, 남다른 센스를 바탕으로 인천의 수비수 3명을 개인기로 무너뜨린 뒤 날카로운 슈팅까지 직접 시도하며 팀의 추가골을 노리기도 했다. 인천은 결국 주어진 90분을 모두 소진하고도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실패했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추가 시간으로 5분이나 더 주어졌지만, 심리적으로 시간에 쫒기고 있던 인천은 끝내 제주의 골문을 열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접 상대 진대성에게 크로스바를 때리는 강력한 슈팅을 허용하며 추가골까지 내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지나갔다. 결국, 인천은 또 다시 패배의 쓴 잔을 들이키고 말았다. 글 = 강창모 UTD기자 (2nd_chance@hanmail.net) 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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