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9월 들어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인천은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6라운드 ‘경인더비’에서 1대 3으로 패배했다. 전반 26분 윤주태와 40분 최정한 그리고 후반 5분 김진규에게 내리 세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24분 ‘구심점’ 이천수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까지 놓이면서 인천은 끝내 무릎을 꿇어야했다.경기 전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천수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팀의 선참으로서 올 시즌 19경기 째 꾸준히 출전하였으나, 공격 포인트는 도움 1개를 기록하는데 그친 그에게 김 감독은 득점을 바랐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이천수는 최근 물오른 컨디션을 마음껏 자랑이라도 하듯 서울의 페널티박스 주위를 종횡무진 활발히 누볐다.그는 가벼운 움직임과 현란한 드리블로 서울의 수비진들을 휘저으며 경기 내내 인천의 득점기회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지는 않았지만 전반 13분에는 서울의 수비수들 사이 좁은 공간에서 드리블을 하며 박스를 침투해 페널티킥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천수의 날카로운 킥과 크로스는 여러 차례 동료들의 유효슈팅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이 전반 중반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데에는 확실히 이천수의 공이 컸다.하지만 감독의 높은 기대치와 0대 3이라는 점수 차가 시간이 갈수록 그를 조급하게 만든 것인지 이천수는 후반 24분 볼 경합 중 팔꿈치로 서울 최효진의 얼굴을 가격하는 다소 무리한 파울을 범했다. 이에 이동준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퇴장이었다.이천수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주심에게 한동안 항의하다 고개를 숙인 채 터덜터덜 그라운드를 떠났고, 김봉길 감독은 한참을 허탈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라운드만 바라보았다.
이후에도 인천은 만회골을 위해 활발히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수적 열세로 인해 서울의 수비진을 벗겨내기가 쉽지 않았다. 계속된 공방 끝에 후반 45분 이효균이 이보의 침투 패스를 받아 침착한 마무리로 뒤늦게 서울의 골문을 가르며 인천은 겨우 영패를 면할 수 있었다.경기 후 김봉길 감독은 퇴장 상황에 대해 “이천수가 참았어야 했다”라며 그의 행동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일정으로 인한 원정 6연전과 그에 대한 선수단의 체력적 안배를 고민해야 하는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이천수의 퇴장이 더 뼈아팠을 것이다.이천수는 팀 내 선참 급에 속한다. 권정혁과 설기현 다음으로 나이가 많고, 팀의 막내급인 김용환, 진성욱과는 띠 동갑이다. 또 막내 이태희(95년생)와는 그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난다. 나이만큼 이천수는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이천수는 지난 25라운드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개인 프로통산 150경기 출장의 위업을 달성했다.그는 K리그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 여러 해외리그에서도 두루 프로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국가대표팀은 연령별로 경험했다. 총 118경기에 출전하여 41골을 넣었는데 그 중 A대표팀에서만 78경기 10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도 두 번이나 밟아보았다. 단연 인천 선수단 가운데 가장 화려한 선수 경력을 가진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천수는 팀 내 그의 수식어인 ‘인천의 에이스’,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가진 선수이다.팀의 구심점을 함께 잡아줘야 할 설기현이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태라,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하며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이천수의 존재는 무척 중요하다. 존재 자체로도 코칭스태프와 후배들에게 보이지 않는 귀감이 될 수밖에 없다.하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파울처럼 그라운드 위에서의 우발적이고 난폭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안 그래도 어려운 팀 분위기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제 이천수는 악동의 모습은 버릴 때가 되었다. 이제는 팀의 중심으로서, 베테랑으로서, 또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축구 스타로서 그라운드 위에서 그의 위엄을 나타낼 때가 왔다. 그는 이제 달라져야 할 것이다.글 = 정지원 UTD기자 (jiwonjamie@gmail.com)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