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수문장’ 유현의 결정적인 선방이 인천을 벼랑끝에서 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상승세의 부산의 창은 날카로웠다. 인천이 부산에 8위 자리를 내주며 강등권 진흙탕 싸움에 빠지고 말았다.
인천은 8일 14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5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30분 주세종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경기를 앞두고 인천에겐 온갖 악재가 겹쳤다. 주장 박태민과 부주장 구본상이 나란히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한 데 모자라 이천수와 진성욱마저 부상으로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이중고 속 김봉길 감독이 특단의 조치를 가했다. 변형 쓰리백 카드를 꺼내보였다.
인천은 기존의 4-2-3-1이 아닌 3-5-2 전형을 선보였다. 최전방에 이보와 디오고 삼바 투톱이 나서고, 좌우 날개에 각각 최종환과 김용환이 배치됐다. 중원에는 문상윤과 김도혁이 자리했고, 조수철이 살짝 쳐져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연결고리에 위치했다. 그밖에 쓰리백은 이윤표, 안재준, 임하람이 구성했으며, 최후방 골문은 변함없이 유현이 지켰다.
경기 초반 양 팀은 다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인천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잘한 패스 연결을 통해 운동장을 넓게 활용했다. 예상치 못한 인천의 쓰리백 전술에 부산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부산은 최근 상승세의 팀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의 무색무취의 경기력을 보이며 경기는 지루하게 흘러갔다.
양 팀 모두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해서인지 지루한 공방전은 전반 중반 무렵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해서 펼쳐지던 전반 36분 부산이 모처럼 만에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중원에서 인천 이보가 다소 늦은 볼 처리로 부산에 볼을 내줬고, 이어 임상협이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인천의 골문을 노려봤지만 쇄도하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전반 39분 인천이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조수철이 부산 파그너의 돌파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고 만 것. 파그너가 직접 키커로 나서서 페널티킥을 찼다. 하지만 인천에는 유현이 있었다. 유현이 멋진 선방으로 파그너의 슈팅을 보란 듯이 막아냈다. 순간 경기장에는 인천 팬의 환호소리와 부산 팬의 탄식소리가 교차했다.
실점 위기를 넘긴 인천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45분 좌측면에서 디오고와 문상윤의 콤비 플레이에 이은 슈팅이 아쉽게 부산 수비진의 방어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김도혁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공은 골문 위를 크게 벗어났다. 결국 추가 시간 2분까지 모두 흘러 인천과 부산의 전반전 경기는 양 팀 득점 없이 0-0으로 종료됐다.
이어진 후반전. 양 팀의 선수들은 교체 없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산이 발빠르게 공격에 나섰다. 좌측면에서 유지훈이 빠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인천 안재준이 무릎으로 걷어냈다. 인천은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인천도 곧바로 역습에 나섰다. 후반 2분, 이보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디오고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공을 잡은 디오고가 이범영 골키퍼의 움직임을 살핀 뒤에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이범영의 손끝에 막히고 말았다. 디오고는 이어 후반 7분에도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다시 부산이 압박을 가했다. 부산은 양 측면을 이용한 측면 공격을 통해 인천의 수비진의 숨통을 조여왔다. 후반 12분 임상협이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받아주는 동료가 없었다. 갑작스런 상대의 공세에도 인천은 흔들리지 않았다.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나갔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후반 13분. 부산이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보였다. 전성찬이 나가고 장학영을 투입했다. 측면의 노련함을 더하기 위한 윤성효 감독의 심산이었다. 그러자 후반 15분, 이번에는 인천이 기다렸다는 듯이 교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천은 김도혁을 빼고 이석현을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후반 17분. 인천이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겼다. 터치라인 부근에서 임하람이 수비 실수로 파그너에게 볼을 빼았기며 결정적인 위기를 초래했다. 다행히 파그너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겨나가며 인천은 다시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부산은 후반 21분 파그너를 빼고 박용지를 투입하며 다시 한 번 변화를 줬다.
팽팽한 영의 균형은 좀처럼 깨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경기 흐름은 다시 답답한 양상으로 향했다. 인천은 부산의 탄탄한 수비벽에 계속해서 막히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29분 이석현이 아크 정면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불안한 기류는 잠시 뒤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후반 30분. 계속해서 인천의 골문을 두드리던 부산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보의 패스미스가 말미암은 실점이었다. 장학영이 중원에서 이보의 볼을 커트해낸 뒤, 전방을 향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주세종이 받아 지체하지않고 오른발 강슛으로 인천의 왼쪽 골문 하단을 강하게 갈랐다.
선제골을 헌납하자마자 김봉길 인천 감독은 후반 33분 이보를 빼고 이효균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그러자 부산 역시도 후반 34분 최광희를 빼고 김찬영을 투입하며 수비의 단단함을 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은 이어 후반 39분에 문상윤을 빼고 권혁진을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다.
하지만 무뎌질대로 두뎌진 인천의 창은 부산의 방패박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안타까운 시간이 이어졌다. 결국 추가시간 4분까지 모두 흘러 이날 경기는 그대로 원정팀 인천의 0-1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이날 승점 추가에 실패한 인천은 8승 14무 13패(승점 38)의 기록으로 8위 자리를 부산에게 내주며 9위로 추락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11위 경남FC(승점 32)과의 승점 차는 6점. 만약 경남이 내일(9일) 전남 드래곤즈를 꺾는다면 인천의 상황은 급격히 피곤해진다.
이번 부산원정의 패배의 여파로 인천의 부담감이 더욱 가중되고 말았다. 인천은 오는 15일 토요일 1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최하위’ 상주 상무와의 3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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