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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석 코치, “유럽 명문클럽 시스템 배워 인천에 접목”

1767 구단뉴스 2008-06-19 1575
“유럽 명문클럽 시스템 배워 인천에 접목” 인터뷰 스코틀랜드 셀틱구단 유학중 귀국한 인천 김시석 코치 지난 2월부터 스코틀랜드 최고의 명문클럽 셀틱FC에서 축구 유학중인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시석 코치가 오프시즌을 맞아 귀국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내일을 위해 유럽축구의 ‘성지’에 첫 발을 디딘 김시석 코치는 스코틀랜드에서 홀로 생활하는 외로움과 셀틱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 함께 일정을 같이하며 느낀 점 등을 때론 진지하게 때론 생기가 넘치는 어투로 전했다. '유럽축구 성역에 첫 발을 딛다' - 지난 2월 11일 스코틀랜드로 떠난 지 6개월 만에 잠시 한국을 찾았다.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은 소감은? = 오랜만에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오니 반갑기만 합니다. 사실 프리시즌을 이용해 브라질로 떠날 생각이었죠. 유럽 뿐 아니라 남미 축구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한축구협회(KFA)에서 열린 AFC A급 자격전환 대체교육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죠. 견문을 넓히지 못한 건 아쉽지만 파주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김정남, 조광래, 박항서, 최순호 감독 등 프로팀을 이끄는 축구계 인사들을 통해 한국 축구계 소식들을 오랜만에 접하다보니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역시 돌아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 스코틀랜드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다. = 아내 없이 혼자 이역만리에서 객지 생활을 하려니 먹는 것부터 쉽지가 않더군요. 아침엔 거의 시리얼이나 빵으로 배를 채우고 점심 한 끼만 셀틱 구단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최대한 포식을 합니다. 저녁은 차로 20~30분 걸리는 중국마트에서 재료를 사다 직접 해먹거나 가벼운 간식으로 때우죠. 워낙 물가가 비싸 한국에서처럼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합니다. 한번은 시내에서 짬뽕 한 그릇을 먹었는데 팁까지 계산하니 2만원가량 들더군요. 말 그대로 ‘탕수육 같은 짬뽕’이라 손이 떨릴 지경이더군요. 된장찌개 1인분도 1만8천원이나 하니 외식할 생각은 엄두도 못 냅니다. 특히 힘들었던 건 생활 자체가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상점들도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데다 시내로 나가려면 적어도 20~30분 이상 차를 몰아야 하거든요. 보통 아침 8시쯤 일어나 9시경 집에서 20분 거리인 셀틱 훈련장에 나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됩니다. 1, 2군 선수들 훈련을 보고 집에 돌아오면 3~4시 정도인데 유소년팀 훈련이 잡힌 날은 9시나 돼야 하루 일정이 모두 마무리됩니다. 혼자 빈집에 돌아와 밤을 보낸다는 게 참 어렵습디다. 잠들기 전까지 낮에 찍은 훈련 비디오나 축구중계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요즘 해가 길어지고부터 밤 11시까지 밖이 환해 밤잠을 설치는 게 새로운 고민거리입니다. 말이 안 통하는 고통도 빼놓을 수 없죠. 학원과 시간 맞추는 게 어려워 개인 과외를 받았는데 이마저도 너무 비싸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몸으로 부딪치기로 했죠. 셀틱의 어린 선수들과 손짓 발짓 섞어가며 친근하게 말을 섞다보니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이 되더군요. 훈련장에서 쓰는 축구 용어가 비슷하니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100% 완벽한 대화를 나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렵게 먼 곳까지 온 만큼 멋지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시민구단인 인천 입장에서 지도자의 1년 해외 연수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스코틀랜드 유학이 결정되기까지 과정이 알고 싶다. = 오래전부터 축구유학을 생각해 왔는데 마침 안종복 사장님이 제안해서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인천대교 공사와 관련해 셀틱 관계자가 인천을 찾았는데 구단주인 안상수 시장님과 이야기가 오갔던 것이 인연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를 아낌없이 베풀어준 구단에게 고마울 뿐입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창의적 플레이 유도 - 셀틱은 스코틀랜드 명문 구단이다. 6개월 간 어떤 면이 눈에 가장 크게 띠었나. = 먼저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가 굉장히 격이 없다는 점입니다. 셀틱에서 뛰고 있는 한 네덜란드 출신 선수는 훈련 중에도 거의 대놓고 장난(?)이 심한 선수인데 감독 이하 코치들이 여기에 대해 단 한 번도 강압적인 제지를 하지 않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나중에야 고든 감독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선수들 스스로 깨달아야지 프로 선수들을 마음대로 휘두르면 그 만큼 반감이 생길 수 있다”며 고개를 가로 젓더군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고 용병술을 구사하는 것이 유럽팀 특유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인 듯 합니다. - 셀틱에서 이것만은 내 몸에 새겨오고 싶다고 느낀 것이 있나. = 선수들 스스로 창의적인 움직임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유도해내는 지휘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국내 선수들의 경우 공이 없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감독들이 틀에 박힌 공식처럼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제한해버리는 세뇌교육을 시켰기 때문입니다. 수비도 물론이지만 특히 공격 상황에서는 수 만 가지의 돌발변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공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력으로 움직여야 찬스를 손에 쥘 수 있는 거죠. 물론 한 두 번의 훈련으로 선수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다만 선진 클럽의 노하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험하고 제 스타일에 맞춰 인천 선수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수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셀틱의 한 일원으로 훈련과 경기에 참여한다고 들었다. = 직접 훈련을 지휘하거나 코칭스태프의 입장에서 선수들을 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벽이 높기로 유명한 유럽 축구 클럽에서 외부인, 그것도 동양인을 팀의 일원으로 받아줬다는 점입니다. 셀틱 뿐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명문 클럽들은 현지 언론의 출입조차 제한하는 일종의 ‘성역’입니다. 전 그 성역 한 가운데 발을 들인 셈이죠. 클럽하우스와 훈련장을 자유롭게 드나든 외부인은 1888년 창단된 셀틱FC 역사상 제가 최초입니다. 그만큼 한국 축구인으로서 의미 있는 한걸음을 내딛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 셀틱 일원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 지난 4월 27일에 벌어진 라이벌 레인저스와의 홈경기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경기 결과는 3:2로 셀틱의 승리였지만 그야말로 신승이었죠. 선취골을 넣었지만 레인저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으니까요. 극적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때 셀틱은 반드시 이겨야만 리그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처지였습니다. 그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마침내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셀틱이 2007-2008 시즌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죠. 사실 제가 올 초 셀틱에 건너갔을 때만해도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리그 최강팀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성적이 좋지 않은 탓이었죠. 감독 경질론으로 한동안 시끄러웠을 정도였는데 결과가 좋아지자 “당신이 셀틱에 와서 행운이 따라주었다”는 인사도 받았습니다. “인천 선수들 경기 중 의사소통 미흡” - 전반기 막판 인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수석코치로서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는지. = 인터넷을 통해 팀 분위기나 성적은 알고 있었습니다. 전반기 막판에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해 뭐라 말을 하긴 상당히 조심스럽군요. 다만 지난 감바오사카와의 경기만 놓고 봤을 때 선수들 사이 뭐랄까 ‘믿음’이 예전보다 부족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축구는 선수들 사이에 의사소통을 통해 동료의식을 높이는 게 오히려 훈련보다 더 중요합니다. 팀원들이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 수 있는 과정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은데 장외룡 감독이하 코칭스태프가 잘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 해외 선진 리그 선수단과 비교했을 때 인천 선수들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 선수들의 개인기량이나 체력적인 측면은 제쳐놓겠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볼을 빼앗긴 순간의 대처 방법에서 적잖은 차이가 납니다. 공수전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유럽 무대에서는 선수들이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선수들은 아직까지 그런 능력에서 조금 부족하죠. 또 공을 발에 붙이는 훈련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학원 축구 시스템에서 이런 것이 또 쉽지 않고요. 속도와 정확성. 이 두 가지는 우리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반드시 배워야할 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기 전 신동아화재에서 일반 회사원 생활을 경험한 뒤 부평동중을 시작으로 고교, 대학, 실업팀 감독을 거쳐 프로팀 코치까지 왔다. 축구 지도자로 모든 단계의 팀을 두루 섭렵한 몇 안 되는 축구인이다. 이러한 입지전적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텐데. = 할렐루야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모기업이던 신동아 화재 보상팀에 입사했을 때 ‘딱 2년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공무원 출신 아내는 운동만 알던 남편이 덜컥 지도자로 나서는 게 걱정됐는지 ‘사회경험이 전혀 없으니 얼마간이라도 세상 공부를 하고 지도자로 나서도 늦지 않겠냐’며 절 설득했죠. 결국 ‘딱 2년만 다른 일하고 지도자로 나서겠다’며 회사에 들어갔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적응을 잘하고 또 회사에 적잖이 도움이 됐나봅니다. 약속한 2년이 돼서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는데 회사 차원에서 절 잡기 위해 집사람에게 로비(?)를 벌일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와 부평동중 감독을 시작으로 꿈에 그리던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죠.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2년의 사회 경험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운동할 때는 몰랐던 인간관계의 오묘함이라든가, 사람의 신뢰를 얻는 방법 등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으니까 말이죠. 이천수-김정우-박용호-조용형 등 제자...인천 팬들 응원모습 자주 떠올라 - 부평동중 감독으로 이천수를 키웠다고 들었다. 옛 스승으로서 조언을 한다면. = 당시 부평동중에서 가르친 선수들 중 국가대표로 성장한 선수들이 몇 명 더 있습니다. 김정우(성남), 박용호(서울), 조용형(제주) 등이 부평동중 출신이죠. 그중에서 이천수는 내가 처음 부평동중 지휘봉을 잡았을 때 신입생이었습니다. 체구는 작았지만 정말 투지하나는 타고난 선수였죠. 네덜란드 진출 뒤 고생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옛 스승으로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서두르지 말라’는 겁니다. 이천수 본인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서는 듯합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베어벡도 같은 말을 하더군요. 참고 기다리면 얼마든지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믿길 바랍니다. - 인천 팬들이 많이 보고 싶었을 텐데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스코틀랜드에 있는 동안 인천 팬들이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팬들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스코틀랜드 생활에도 많이 적응했습니다.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만큼 인천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식견을 넓혀 돌아오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여건을 딛고 멋진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인천 선수들을 위해 팬 여러분들의 무한신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사진=이수영 UTD기자(sanja23@hanmail.net) <셀틱에서 찍은 사진 있음> <사진설명> 인천의 김시석 코치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유럽의 명문 클럽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유학중이다. <셀틱 클럽하우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핌 베어백 한국대표팀 전 감독과 함께><셀틱 연습구장에서 셀틱 코칭스텝과 함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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