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다. 시즌 초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13라운드가 지난 인천의 현재 순위는 6위(5승 5무 3패, 승점 20점)다. 3위를 기록 중인 제주유나이티드(승점 22점)와의 승점차가 불과 2점 차고, 2위인 포항 스틸러스(승점 24점)와도 4점 차다. 한 경기 차로 언제든지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인천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에게 맞는 전술을 몸에 익혔다는데 있다. 사실 인천은 전방에서 확실한 결정을 지어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인천의 유니폼을 입은 유준수는 리그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고, 야심차게 영입한 루이지뉴는 부상에 시달리다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팀에서 퇴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술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빠른 역습이다. 여기에는 활발한 움직임을 가진 선수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허정무 감독은 박준태, 김재웅 등 패스 플레이와 빠른 돌파, 날카로운 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그리고 스리백을 바탕으로 양 쪽 윙백들의 활발한 오버래핑에도 공격력의 상당 부분을 집중시키고 있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자신들에게 맞는 옷을 입고 거기에 노련함까지 더해진 인천의 전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상대는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3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는 인천의 수비진을 뚫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오히려 인천의 밀집 수비에 패스 플레이가 끊기고 역습을 내주는 등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사실 인천은 시즌 초반 선수를 대거 교체한 후유증을 톡톡히 치렀다. 조직력이 엉성해지면서 공수 양면에서 구멍이 생겼고, 윙백들의 오버래핑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최전방으로의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한마디로 손발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은 인천을 단단히 만들었다. 연이은 패배와 지나친 수비축구라는 비판에도 허정무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며 희망을 바라봤다. 그리고 희망은 서서히 현실이 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시즌 초반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난 데 만족한다. 내년쯤에는 인천도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