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 멤버이자 팀의 ‘레전드’인 임중용이 상주 상무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경기를 치렀다.
임중용은 30일 오후 3시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30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1분 교체 투입돼 15분 정도 뛰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인 제주전 이후 약 1년 만이었다.
당연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임중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마지막 경기인 제주전을 뛰고 오늘 처음 뛰었다. 1년 만인데 상당히 낯설었다. 경기장에 들어가니까 적응이 잘 안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를 이기기 위해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내가 대충 뛸 수는 없었다. 열심히 뛰려 했는데 몸이 잘 안 따라줬다. 공은 몇 번 잡았는데 말이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임중용은 인천의 ‘레전드’다. 1999년 부산 대우 로얄즈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03년 대구FC를 거쳐 2004년부터 지난 해까지 인천에서 선수로 뛰었다. K리그 통산 293경기, 그 중 인천에서만 218경기를 뛰었다. 살아있는 인천의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올 시즌 들어 플레잉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임중용의 가슴 속에는 그라운드에 대한 그리움과 열정이 항상 있었다. 그는 “이제 선수로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는 추억으로 생각하고 가슴에 담고 있겠다. 은퇴 경기를 치르고 나니 후련하다. 앞으로 이제 생각하는 목표를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은퇴 선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임중용도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그는 “13년 동안 프로 생활을 했고, 결혼은 인천에서 2006년도에 했다. 그런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아내에게 해준 게 하나도 없다. 나 하나 때문에 식구들의 사생활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망도 밝혔다. 고생한 아내에게 제대로 된 여행을 시켜주는 것이다. 임중용은 “아내에게 은퇴하면 제대로 된 여행을 시켜주겠다 약속했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게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지도자로서의 변신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 생활 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정신 없는 것 같다. 여행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잘 안될 것 같다. 지키도록 노력해야겠다”라고 밝혔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남겼다. 올 시즌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고생했던 후배들이다. 측은하지만, 그는 더욱 굳센 정신력을 주문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내년에는 강한 정신력만이 팀을 구해낼 수 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에는 인천에게 상당한 악재였다. 창단하고 나서부터 올해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그것 때문에 많이 동요됐던 것 같다”며 “시민구단은 어느 팀보다 열악하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똘똘 뭉쳐 강팀을 만났을 때는 한 발짝 더 뛰는 정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했다. 고참들의 역할이 보완이 된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