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라는 만화책을 본적이 있는가? 그 책에 보면 한 선수에게 회 밑에 까는 무채가 되라고 하는 구절이 나온다. 인천유나이티드 장경진 선수를 보면, 그 말이 와 닿는다. 장경진의 플레이는 대체로 튀지 않는다.수비수이기 때문에 튀지 않는다는 것은 그 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 이다. -UTD이택진기자

전남 광양제철고를 졸업하고 2002년 전남 드래곤즈 입단. 2003년 세계청소년 선수권을 준비하던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장경진. 2005년 인천에 입단하여 이정수의 부상 공백을 매우며 그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임중용 김학철과 더불어 인천의 대표 수비수로 자리매김 하고있는 그. 자신을 강하게 어필 할 수있는 본인 소개를 부탁했더니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에이 쑥쓰럽게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절 아는 분도 많지 않은데..." 184의 훤칠한 키에 시원한 성격, 거침 없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 자연스럽게 말린 헤어스타일이 멋지다 칭찬 했더니 자연산 곱슬이라고 위트를 날린다.
Q. 축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축구요? 빵 먹고 싶어서 했어요^^(웃음) 초등학교 때 육상부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축구부 감독님이 부르시더라구요."너 축구해라. 내일 몇시까지 나와라." 하구요. 그 다음날 부터 축구를 시작하게 된거죠. 초등학교 4학년 때였죠. 저희 학교는 아주 작은 시골학교였는데 갑자기 축구부 해체가 된데요. 그래서 해남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죠. 이후 해남중학교, 광양제철고등학교에서 축구를 하고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입단했죠. 그러고 보니 벌써 프로5년차네요.
Q.고등학교를 졸업후 바로 전남 프로축구팀에 입단, 대학생활의 아쉬움은 없는지?
A. 아니요, 대학생들이 저를 부러워 해야죠. 대학 때 죽어라 공차도 프로 올까 말까인데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와서 공차고 있잖아요. 가끔 대학팀이랑 연습경기 뛰면 바로 프로에 오길 잘했다 생각 많이해요.
Q.고향인 해남에서는 유명인사라고 하던데..
A. 저희집이 아들만 셋인데 제가 둘째거든요, 고향에 가면 어르신들이 물어요. "넌 몇째냐~?" 형재가 셋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그 놈이 그 놈인지 잘 못알아 보시거든요^^ 둘째라고 그려면 "아 , 그 축구하는 놈~" 하시죠. 고향 분들은 절 다 알아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전남드래곤즈 입단했을 때, 청소년대표 발탁 됐을 때 동네앞에 플랜카드가 걸렸어요.동네 이장님께서 특별히 해 주신거예요^^
Q.요즘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요? 전기리그 그리고 컵대회 내내 하위권에서 맴돌던 인천이 후기리그 들어 4위로 치고 올라왔는데, 게다가 3연승. 플레이오프진출도 가능할까요?
A.분위기는 아주 좋죠. 작년엔 '두골을 먹어도 세골을 넣으면 된다.' 였는데... 그동안 경기가 잘 안풀려서 얼마나 죽을 맛이었는데요. 한 경기 한 경기 이기고 연승을 하니깐 부담도 생기기도 해요. 플레이오프. 요새 저희 경기, 잘 풀리고 있잖아요? 이대로 가면 진출하지도 않을까 해요.
Q.인천의 수비진은 사실상 그 층이 매우 엷잖아요. 임중용, 김학철, 장경진, 이요한, 이상헌 등 5명이 총 전력이라 생각되는데, 상대적으로 주전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생각지는 않나요?
A. 아니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 면서 뚫어져라 쳐다보는 장경진) 주전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현재는 제가 게임을 계속해서 뛰고 있지만 혹시 모를 부상도 올 수도 있고.. 아래에서 열심히 치고 올라 오려는 선수들도 있구요.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죠.
Q.수비의 생명은 팀웍이라 생각하는데, 가장 잘 맞는 선수는 누군가요?
A. 수비에서는 학철이 형이 저에게 많은 지도를 해 주세요. 많이 배울게 많은 형님이예요. 대인마크도 좋고 헤딩볼도 잘 따내시고..왠만한 젊은 선수들보다 체력도 더 좋구요. 시합가면 학철이형이랑 같은 방을 쓰는데 어느 경기때는 어떤 점이 부족했다 하시면서 많은 지도 해주세요. 다음날 학철이 형이 했던 말대로 게임 나가서 하면 되더라구요. 형님이 하는 말은 다 맞는 것 같애요.
Q.인천에 오기 전 까지 미드필더를 봤었는데요, 골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A. 미드필더는 공도 많이 오고 공을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죠. 대신 체력적이 많이 소모 되구요. 골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있을거에요. 가끔 골 넣을 기회가 올 때면 그 기회를 잘 살려서 넣으려고 하죠. 하지만 지금 제가 수비수 위치에 있잖아요. 수비수는 실수 한번이 바로 골로 연결되니까요. 우선 골 보다는 수비에 치중해야죠.
Q.본인이 원하는 수비 스타일은 파이터형, 아니면 수비진을 조율하는 리더형인가요?
A.현재는 파이터형이죠. 수비수 중용이형이 스위퍼 역할을 해주고, 학철이형이 잡아주면 저는 90분동안 공격수 골 뺏으러 뛰어다니는 거예요. 저는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맨투맨... 저 공격수가 어디로 올 것인가, 어디로 볼을 돌릴 것인가.. 머리싸움을 하는거잖아요. 골 넣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볼 뺏었을 때에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요. 재밌어요. 특히 빅매치나 유명한 선수를 마크하게 되면 더 설레이고 더 뺏고 싶어지더라구요. 나중에는 수비수를 조율하는 리더형도 해 보고싶구요.
Q.장경진 선수 앞에는 보통 최효진 선수가 서는데.. 이 선수는 공격수 출신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자주 앞으로 나가는데, 그로 인해서 장경진 선수가 갖는 수비 부담은 없나요?
A. 제가 앞으로 나가라고 그래요 효진이 한테. 효진이가 앞으로 나가서 부담되는 것은 별로 없어요. 마찬가지로 수비수 형들이 그래요. 마음 놓고 공격하라고. 저희팀 수비가 잘 하잖아요. 여태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득점이 적었기 때문이지 실점은 많지 않았어요. 전력자체가 상당히 불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점이 적었던 이유는 안정적인 수비였죠.
Q.개인적으로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에게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공격 전개력이라 생각하는데요, 인천의 공격 전개력에 대해 냉정하게 평한다면?
A. 우리가 쓰고 있는 전술 중 하나가 수비를 하다가 기회를 봐서 한번에 공격으로 연결해주는 전술 이거든요. 때문에 수비수들이 뒤로 쳐져 보이죠. 저희 팀이 수비를 잘 하기도 하구요, 감독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 선수 개개인을 봤을 때에도 현재 저희팀에 잘 맞는 전술이라고 생각되요.
Q.외국리그도 자주 보세요?
A. 네 자주봐요. 재밌어요.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죠. 선수들을 볼 때 전 수비수 보다는 공격수나 미드필더를 많이 보는 편이예요. 어떤식으로 공격을 해 들어오는지 어떻게 볼을 뺏는지 보고 배우기도 하죠. 그리고 외국리그에서도 경기중 잘 하는 선수들도 실수를 하는걸 보잖아요. '아, 저런 선수들도 저런 실수를 하는데. 뭐가 두려워서 볼을 못차는가.' 그 것을 보고 실수를 해도 두려워 하지 말자, 실수를 통해 더 발 전해 가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나의 경험이 되는 것 이라고 생각해요.
Q.별명이 있나요?
A. 모르셨나요? 제 별명이 '대전전의 사나이'인데... 구단 홈페이지를 가보니깐 어떤분이 그렇게 지어주셨던데..(웃음) 일 년에 한 두번 실수가 나는데 그게 꼭 대전전이네요. 거기에다 지난 대전전때도 코 를 다쳐서 아직까지도 병원 다니면서 치료하고 있어요. 징크스 생기면 안되는데.. 딧고 일어나야죠. 경기장 안에서는 매 순간 정확한 판단이 중요한데 그 때에는 판단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런건 경험이 쌓이면서 차차 발전 하는 거구요. 그렇게 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거죠.
Q.인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가장 잊고 싶은 경기는?
A. 작년 후기리그 수원전. 제가 선제골 넣었을 때 경기가 기억이 나구요.(그 때의 골은 장경진이 프로입문 4년만에 맞는 데뷔골 이었다.) 그리고 잊고 싶은 경기는..작년 우리 홈에서 5대1로 졌을때죠.............(긴숨) 그리고 역시나..대전전.....^^;;
Q.게임중에 관중석을 볼 때가 있나요? 서포터 주도로 휴지폭탄 같은 이벤트도 하고, 홍염도 태우곤 하는데, 혹 볼 때가 있다면 느낌은?
A. 게임할 때는 관중석쪽을 잘 보진 못해요. 휴지폭탄 같은건 잘 못봐요. 하지만 그 빨간 불은 보긴 했는데요 연기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서.. 뛸 때 숨이 좀 막혀서 힘들더라구요^^; 팬들이 응원해 주면 정말 힘이 되죠. 프로 입단해서 처음에 많은 관중들 보고 떨고 그랬는데.. 경기전에 사람들이 꽉 차 있는 관중석 보면 심적으로 더 파이팅 하게 되더라구요.
Q.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A. '이 사람이 있을 때랑 없을 때랑 정말 다르다' 라고 느껴지는 선수. 어떤 선수가 없으면 뭔가 불안해 보이는거 있잖아요. 경기장에 있으면 든든한, 믿음직한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인천유나이티드 no.32 장경진. 누가 그의 나이를 그의 등번호인 서른 두 살이라 했던가.그라운드에서 봐왔던 묵직한 모습과는 달리 그는 무척이나 경쾌하고 패기 넘치는 20대 청년이었다. 그는 자신의 축구 선수생활을 앞으로 10년은 더 바라본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엔 시골에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도 말한다. " 멀리 있는 큰 꿈은 없어요. 한 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조금씩 발전해 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축구를 해요." 그가 뛰는 그라운드를 지켜 보며 마음한켠 든든해 지기를. 인천 수비의 핵으로 자리잡을 장경진. 앞으로의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사진 = UTD기자 김지혜 (hide5-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