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유맨이다] (1) 서포터즈 리더 신상우
“인천팬들의 함성을 하나로 모으는게 목표”
어느 조직이나 모임에 '리더'가 있다. 대표자란 의미인 리더(Leader)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의 써포터즈석에서 응원을 리드하는 콜 리더(Call-Leader)인 신상우씨는 자신을 대표자로 생각하지 말고 단지 서포터즈의 '앞에 서 있는 사람' 정도로 알아달라고 말한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K-리그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표출해 내는 일입니다. 단지 그것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유
신상우씨는 2년째 인유의 콜 리더를 맡고있다. 작년 한해 콜 리더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 어려웠던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한마디만 돌아왔다. 진짜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지난해 홈-어웨이 모든 경기에서 서포터즈를 이끌었다.
사람이 일년 365일 건강하기도 힘들다. 몸이 아프거나, 혹은 갑자기 중요한 집안일이라도 생겼을 땐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하긴요, 무조건 경기장에 갔죠. 가면 아픈것 따윈 잊어버려요 신기하게도요. 중요한 일이요? 저한테 가장 중요한 일은 인천 유나이티드죠. 그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어요"
나를 부르는 경기장
인천의 모든 경기에서 콜리더를 했다니 이정도면 누구나 그의 직업에 대해 궁금해 할 것 같다. 개인사업을 하는가 아니면 젊은 나이니까 백수일까. 하지만 그는 아주 평범한 대학 3학년생이다. "2007년 2월에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복귀와 동시에 인유에도 복귀했습니다. 사실 입대 전에 부모님께 전역한 후 일년동안은 축구만 보러 가겠다고 허락을 받아놓았거든요. 그래서 전역 후 본격적으로 인유에 미치게 된거죠. 콜 리더에 대한 생각은 인유 창단과 함께 써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인유에 복귀하자마자 내가 속한 서포터즈 클럽인 울트라스 호크(ULTRAS HAWK) 운영진에게 콜 리더를 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했고, 다른 클럽의 동의를 받아서 선출되었습니다. 올해에도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되었구요."
아무리 대학생이지만 학교수업과 경기일정이 한번이라도 겹칠 것 같은데 100%참석이라니 대단하다. “사실 경기일정에 수업시간표를 맞췄는데 그래도 겹치는 강의는 그냥 빠지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경기장이 저를 부르니까요"
전율이 있는 그 곳
그가 미쳐있는 자리, 콜 리더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단지 사람들 앞에서 서서 그들을 지휘 하는 것이 좋아서, 개인을 버리고 경기장을 먼저 선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써포터즈는 뭘 바라고 선수들을 응원하는게 아니잖아요. 90분동안 목터져라 인천을 외쳐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행복해요. 다른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 순간이 행복하니까요."
그에게 물었다. 써포팅하는 것과 콜 리더 할 때의 행복감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저는 90분동안 거의 그라운드가 아닌 써포터즈를 보고있습니다. 제가 높이는 목소리에 맞춰 전체가 하나된 함성으로 인천을 외칠때. 써포터즈의 떨리는 눈빛 하나하나가 제 심장에 들어올 때. 그때에 제가 느끼는 전율은 그 어떤것으로도 설명할 수 가 없습니다."
잊지못할 경기
문학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인천' 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냥 외치는 것이 아니라 뱃속에서부터 온 숨을 끌어당겨 외치는 '인천'을 외치던 그 날은 바로 지난해 9월 22일 수원전. 임중용과 전재호가 퇴장을 당했던 그 경기였다. “인천의 2명의 선수가 퇴장당하고 수원에게 3대0으로 지고있던 상황. 9명의 선수가 2골을 만회해서 1점차까지 따라붙는 인천선수들의 모습과, 수원 응원석을 제외한 인천시민들의 하나되어 '인천'을 외치던 그 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소름이 돋아 미칠지경이었습니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찌릿찌릿 합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그 소름돋는 '인천'이 메아리 치던 그 날입니다."
아, 콜 리더죠?
2년째 인천 서포터즈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신상우. 굵직한 몸매에 도톰하고 강한 입술, 까무잡잡한 피부에 구불거리는 헤어스타일. 인천 서포터석을 한두번쯤 본 사람이라면 그의 얼굴을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전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 곳에서 '인천 콜 리더 맞죠?' 라고 말을 걸어오는 분이 계셨습니다.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곧이어 하시는 말씀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자신도 같이 서포터석에서 응원하고 싶지만 용기가 안나서 일반석에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고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벌써 인유팬 사이에서는 유명인사가 다 되었다.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게 정말 신기하고 앞으로 밖에서도 행동 똑바로 하고 다녀야겠구나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싫지만은 않은가 보다. "절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인천 유나이티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는 거잖아요. 지금보다 더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인유 써포터즈
그는 인유 서포터즈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써포터즈.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써포터즈'라며 자랑이다. 인유 써포터즈는 총7개의 그룹으로 구성되어있다. 적지 않은 그룹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또렷하게 퍼져나온다. 이것이 그들의 가장 큰 장점이며 바로 뼛속까지 함께하는 응집력이다. “각 클럽별로 의견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힘든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각 클럽의 색이 달라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쨋든 모든 그룹이 바라보는 곳은 인유 한곳입니다. 인유 서포터즈는 다른 구단 써포터즈보다 역사는 짧지만 다른 클럽의 지지자들보다 월등히 앞서는 열정만큼은 제가 자신합니다." 또 자랑이 시작되었다 '단연 세계최고라고'
문학벌의 모든 함성을 ‘인천’으로
“서포터즈로써 바라는 목표는 역시 인유의 앰블럼 위에 별을 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콜 리더의 자리에서의 목표는 90분간 문학경기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과 한마음이 되어 목소리를 묶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지금보다는 일반 팬들이 좀더 서포터 문화에 익숙해 질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또 경기장을 찾아주신 시민들과 써포터간에 조금이나마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인천시민 모두가 함께 할수 있는 응원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걸릴테지만 머지 않아 인천의 홈에서 북측 스탠드는 물론 동측과 서측 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축구, 우리 모두의 축제로!
“경기 전날 밤은 설레어서 잠이 안옵니다. 그만큼 기대되고 흥분되기 때문이죠. 제가 추구하는 문화요? 저는 앞으로 인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수 있는 축제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축구장에 와서 축구만 볼것이 아니라 함께 응원을 하면서 축구라는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너무 일찍 끝나버린 시즌 때문에, 축구 결핍증에 시달리며 그는 지난 경기를 되짚어 봤다고 한다.
“너무나 아쉽게 진 경기. 그리고 너무 화가나서 눈물나던 경기들이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순간도 행복했더라구요. 모든 경기를 이겼으면 좋겠지만 축구라는 종목이 항상 그렇지만은 안잖아요. 경기에서 이기면 신나고 경기에서 지면 슬프죠.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그 슬픈 것까지 슬픔을 느낄수 있다는 것조차 행복하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인유 써포터즈의 앞에 서있던 콜 리더 신상우. 그가 느꼈던,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인유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있다. 올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새롭게 쓰여질 인유의 역사를 기대하는 그의 눈빛도 설레이고 있었다. 인유와 함께 할 수 있다는 행복한 외침이 넘실대는 문학벌을 상상하며 그는 오늘도 단상에 오른다.
글=김지혜 UTD기자(hide5-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