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이 두 달여간의 긴 월드컵 휴식기를 끝내고 후반기 일정에 돌입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의 13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애타게 리그 재개를 기다리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여전한 축구 사랑을 보여주었다.
인천은 전반기 막바지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를 기록하며 한 숨 돌리며 전반기를 마무리한 만큼 후반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강했고, 상주 역시도 지난 4월 이후 5경기 연속 무승의 수렁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분위기 반전의 제물로 인천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인천의 새로운 구단주 유정복 신임 인천광역시장의 시축에 이어 원정팀 상주의 선축으로 시작되었다. 상주는 시작하자마자 인천 진영의 뒷 공간을 열어내려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렸다. 하지만 구본상이 곧바로 인터셉트하며 인천의 공격으로 전환시켰고 경기 시작 30초만에 중거리 슈팅을 기록해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상주도 3분 뒤, 인천의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인천의 골문을 위협했다. 상주의 하태균과 권정혁 골키퍼가 공중볼 다툼을 벌였으나 심판이 하태균의 골키퍼 차징을 선언해 효과적인 슈팅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상주는 오른쪽 측면의 이승현을 활용해 전반 8분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다.
인천의 오른쪽 측면 빈 공간으로 단숨에 파고든 이승현은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을 연결했고, 권정혁 골키퍼가 이를 몸을 날려 걷어내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전반전이 10분대로 접어들자 양팀의 공격 전술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인천은 중앙 공격 지향의 스트라이커인 이효균을 사이드에 배치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보, 스트라이커 진성욱과 함께 골문을 두드리는 전술임에 반해, 상주는 오른쪽 사이드의 이승현, 백종환과 왼쪽 사이드의 유지훈을 활용해 인천의 수비를 허물려 하는 전술이었다.
이에 인천은 전반 16분, 진성욱이 백종환의 오버래핑 시도로 잠시 비어있던 상주의 오른쪽 사이드를 침투 공략했다. 진성욱은 감각적인 드리블로 수비 한명을 제친 뒤 반대쪽 이효균을 향해 스루 패스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패스 길목을 차단 당해 슈팅 장면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인천은 전반 29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후방에서 길게 연결한 볼을 남준재와 상주의 백종환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남준재가 파울을 얻어냈다. 구본상은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연결했고, 인천과 상주의 혼전 과정에서 볼은 박스 안 왼쪽의 남준재에게 흘렀다. 남준재는 볼을 이어 받아 강하게 슛했지만 아쉽게 골문 위로 뜨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전 내내 인천은 중원에서 수차례 절묘한 패스 워크로 수비를 벗겨내는 장면을 보여주었고, 상주도 빠른 침투와 역습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박스 안쪽에서의 위협적인 상황은 그다지 연출되지 않았다. 슈팅 역시 양 팀을 통틀어 8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유효 슈팅은 양 팀이 겨우 1개씩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천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면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양 팀 선수교체 없이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인천은 후반전 역시도 시작한지 23초 만에 이보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기록하며 힘차게 시작했다. 이보의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갔지만, 계속해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인천은 시작부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2분 뒤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구본상의 프리킥을 박스 안의 이윤표가 감각적인 백 헤딩으로 연결하며 재차 골문을 위협했다.
상주도 후반 3분 김동찬이 약 35m 지점에서 프리킥을 연결하며 빼앗긴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지만 인천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진성욱, 이석현, 남준재, 이보가 차례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주의 박스 안까지 진입해 계속해서 상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경기를 주도하던 인천은 후반 7분, 어이없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상주의 하태균이 최종환의 태클로 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심판은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태균은 정면으로 슈팅을 했지만 권정혁 골키퍼가 이미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뒤였고, 볼은 골망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인천은 실점 직후 만회골을 뽑아내려 더욱 더 적극적으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12분, 박태민이 후방에서 상주의 공격을 차단해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박태민은 이보에게 패스를 내주었고, 이보는 상대 선수 2명을 차례로 제치며 왼쪽의 남준재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남준재는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볼은 김민식 골키퍼에 품에 안기고 말았다. 남준재는 2분 뒤 이어진 공격에서도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오른쪽에서 최종환이 올려준 크로스를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끊었지만 슈팅은 살짝 뜨고 말았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후반 20분, 전방의 진성욱을 불러들이고 문상윤을 투입해 전술의 변화를 꾀했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오갈 수 있는 문상윤을 투입해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겠다는 전술이었다. 이효균도 오른쪽 사이드에서 본래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로 돌아가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7분에는 김도혁이 이석현 대신 그라운드에 나서며 중원에 생기를 더했다.
하지만 한점차 리드를 가져간 상주는 쉽사리 전방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중원에서 간결한 패스로 소유권을 내주지 않았고, 느슨하게 수비를 끌어낸 후 한번에 침투하는 패스를 시도하는 공격 패턴을 보였다.
인천은 비록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계속해서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하면서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스코어에서는 밀리지만 경기 내용에서 상주를 압도하던 인천은 결국 후반 36분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역습상황에서 시간을 벌려고 주춤하던 상주의 수비 앞에서 이보가 왼발로 슈팅한 볼이 반대쪽 그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오히려 다소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를 보이던 상주는 이보에게 일격을 당하며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동점골의 기세를 이어가려 공격수 조수철을 투입했다. 이효균과 남준재 아래서 조수철은 경기를 조율함과 동시에 역전골을 노렸다.
그러나 후반 43분, 오히려 상주의 추가골이 터지며 인천에게 다시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상주 왼쪽 풀백 유지훈이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강하게 연결해준 크로스를 하태균이 골문 정면에서 그대로 환상적인 시저스 킥을 시도해 인천의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만회골 직후, 이어진 실점에 활발하게 다시 골을 뽑아내려 움직였다. 최종환과 박태민이 번갈아 오버래핑을 이어가며 거의 득점과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으나 그때마다 상주의 수비는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인천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을 뽑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봤지만 결국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결국 1-2 아쉬운 패배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글 = 강창모 UTD기자 (2nd_chance@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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