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애가 중학교 입학 하고 나서부터 맨 날 두들겨 맞고 들어오지를 않나 어떤 날은 운동화도 벗어주고 왔더라고요. 처음에는 그 놈들 잡아다가 혼쭐을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큰애라 제가 나설 수도 없고. 저희 아들 속을 살살 달래주다가 몇 달이 넘게 계속 똑같은 일이 반복되니까 하도 기가차서 왜 칠칠치 못하게 그러냐고 오히려 막 뭐라고 했어요. 애한테 모진 말을 하고나니까 마음은 아팠지만 어떡하겠어요.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말해줬어요. 그런 애들하고 싸울 때는 죽기 살기로 덤비라고. 힘이 더 세고 약하고는 상관없다고요. 그랬더니 그 다음날 아들이 씩 웃으면서 집에 들어오더라고요. 그 날은 그렇게 했더니 괴롭히던 덩치 큰 애들이 오히려 놀라서 도망갔대요. 이제 우리 아들한테 그런 일은 안 생기길 바랄 뿐이에요.”
애끓는 모정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패배를 지켜보는 팬들의 심정이 뭐가 다를까? 그깟 공놀이라고 아무리 되뇌어도 연고지의 이름을 달고 뛰는 팀의 기나긴 슬럼프를 바라보는 그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5월 7일 서울을 상대로 이보의 골로 1-0의 승리를 거둔 후 무려 3개월 가까이 이기지 못했다. 2014시즌 단 1승이라는 초라한 성적. 골 가뭄에 이어지는 슬럼프. 처음에는 ‘봉길 매직’을 의심치 않는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던 팬들은 급기야 지난 7월 19일 수원과의 원정에서 집중력과 투지를 잃은 듯 한 모습으로 전반전에만 세 골을 허용한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그 일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는 팬심 마저 잃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8월2일 홈에서 펼쳐진 울산과의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스는 걸개 하나를 들어보였다.
‘우리는 강등하지 않는다.’
매번 두들겨 맞고 들어오는 자식에게 모진 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말로 들렸다면 지나친 해석인걸까? 무더위 속에서도 팬들은 야유대신에 다시 한 번 응원의 목소리를 냈고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이 날 경기에서 진성욱과 최종환이 각각 골을 뽑아내며 2-0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구본상은 2도움을 했고 이천수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꼴지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승점 1점 차이로 11위로 올라섰지만 12위와의 승점은 단 1점차. 게다가 다음은 4위 자리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가 8월6일 예정되어있다.
남의 집 안방에서 덩치 크고 힘 센 아이에게 얻어맞고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이를 악물고 죽자 사자 덤비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강등되지 않는다는 믿음이 어떻게 상승세를 이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글=최하나 UTD기자 (spring860@naver.com)
사진=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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