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도민구단의 대표주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매서운 상승세 속 강등권 탈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의 상승세를 타며 K리그 클래식 8위를 굳건히 수호하고 있다. 현재 인천과 최하위 12위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점 차는 7점. 아직 완전히 강등권에서 탈출한 게 아니라 안심하기엔 이르지만 일단 한숨 돌릴 여유는 있다.
인천은 지난 8월, 4승 1무 1패의 호성적으로 최하위를 벗어났지만 아시안게임 관계로 원정 6연전을 치르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는 선수단의 강한 의지가 반전 계기를 마련하게 했고, 다시 한 번 막판 스퍼트를 올려 상승궤도에 들어설 수 있었다.
최근의 상승세 주역은 단연 이보다. ‘중원의 무법자’ 이보는 올 시즌 26경기에 출장해 7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현재 인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보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서 뛰어난 개인 기술과 날카로운 패스 및 슈팅 등으로 공격활로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보의 맹활약이 반갑기는 하지만, 왠지 모를 씁쓸한 부분이 하나 있다. ‘미들 매지션’ 이석현이 좀처럼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이석현은 패기와 실력을 바탕으로 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그는 김봉길호의 상위 스플릿 진출에 크나 큰 공을 세웠지만, 올해는 좀처럼 중용 받지 못하고 있다.
스탯만 봐도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 시즌 33경기에 출장한 이석현은 7골 3도움으로 성공적인 첫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올해는 21경기에 출장해 고작 1도움만 기록했다. 상황도 안 좋다. 그는 2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끝으로 8경기 째 이보에게 밀려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4경기에서는 대기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을 뿐, 그라운드는 밟지도 못했다.
지난해와 지극히 상반되는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김봉길 감독이 이석현에게 기회를 아예 주지 않은 것도 아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보와 이석현을 번갈아 기용하며 둘이 공존할 해법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인 이보가 이석현을 밀어내고 결국 주전을 꿰찼다.
프로 세계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서는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석현이 이보와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무엇보다 훈련장, 경기장에서 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루트로 보인다.
인천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봉길 감독 역시도 이와 관련에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이보와 이석현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데, 일단 결과물을 살펴봐도 이보가 (이)석현이보다 보여준 게 많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라고 입을 뗐다. 그는 “이보가 워낙 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석현이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해당 부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이석현을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는 “석현이를 항상 염두하고 있다”며 “석현이가 계속해서 이보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개인의 발전을 위해 더 나아가 인천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이어가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인천의 ‘미들 매지션’ 이석현이 뛰어난 재능과 높은 발전 가능성을 지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본인 스스로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인천 팬들도 그라운드 위의 이석현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석현이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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