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No.10 이천수의 승리를 향한 욕망과 들끓는 투지가 결국 승리를 불렀다. 이천수의 시즌 첫 골에 힘입어 인천은 강철군단을 무찌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인천은 11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2-1 짜릿한 승리를 기록하며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를 시작으로 홈 3연승 및 홈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의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인천에게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다. 강등권 경쟁에서 확실히 탈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선두권 팀인 포항이었기에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됐다. 기우였다. 막상 뚜껑을 여니 의외로 경기는 쉽게 풀어지는 듯 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이천수의 오른발이 빛났다. 전반 2분 만에 이천수가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하며 신화용의 방어를 뚫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지난해부터 오매불망 그토록 기다리던 이천수의 프리킥 득점이 마침내 터졌다.
기쁨은 잠시였다. 인천은 전반 8분 만에 고무열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안재준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돌아온 수문장 유현이 페널티킥 상황에서 눈부신 선방쇼를 펼쳐봤지만 리바운드 볼에 의한 실점을 막지는 못했다.
균형의 추가 다시 맞춰지자 경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주도권은 점차 원정팀 포항이 쥐었다. 인천은 무엇인가 답답한 흐름 속에 경기를 이어가며 졸전을 펼쳤다. 몇 차례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유현이 연신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전반전을 결국 1-1로 마쳤다.
이어진 후반전. 양 팀 모두 승리가 필요한 팀답게 경기는 더욱 박진감 넘치게 흘러가는 듯 했으나 오히려 경기는 다소 지루하게 흘러갔다. 더운 날씨 속에서 치열한 육탄전을 펼침으로서 양 팀 모두가 지쳤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이천수가 맏형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천수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에 임했다. 지친 후배들의 정신을 번쩍이게 했다.
경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이천수 또한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김봉길 감독은 지속적으로 이천수에게 괜찮은지 의사를 물었고, 이천수는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며 추가골을 뽑기 위해 더더욱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또 누볐다. 그러던 후반 31분 이천수는 결국 문상윤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뒤 말이다.
들끓는 투혼으로 뛰다가 벤치로 향한 ‘선배’ 이천수의 투혼에 후배들이 잠시 뒤인 후반 36분 역전골을 뽑아내며 보란듯이 화답했다. 우측면에서 연결된 최종환의 크로스를 받아 진성욱이 오른발 강슛으로 포항의 골네트를 시원히 흔들었다. 벤치에 있던 이천수는 환호했다.
후반 막판. 한 골을 지키기 위한 인천과 한 골을 넣기 위한 포항이 다시 거세게 부딪혔다. 인천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온 몸을 던져 골문을 굳건히 수호해냈다. 결국 추가 시간 3분까지 모두 흘러 이날 경기는 인천의 2-1 짜릿한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리는 순간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달려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묵묵히 그라운드로 향했고, 후배들 역시 누구하나 빠짐없이 이천수에게 다가와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청했다. 이에 이천수는 묵묵히 악수로 화답했다. 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인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천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좋았던 경기다. 강등이라는 포인트에서 선수들이 이거만큼은 막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전보다 커졌다”면서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기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후배들에게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개인만 생각하고, 온갖 구설수에 빠짐없이 오르내리며 오랜 시간 그라운드의 악동으로 불려오던 이천수가 다시금 개과천선했다. 이제는 선참답게 자기 자신보다는 팀을 위하는 마음으로 무장한 이천수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며 인천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천의 내일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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