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를 넘어선다!! "

“후기리그 때 굉장히 기대되는 선수다. 박재현 선수의 등장으로 여러 공격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5월27일 수원전 장외룡 감독 인터뷰中
“울산 현대미포조선 시절 득점 2위를 기록한 후 K-리그의 인천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박재현은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동안의 설움을 풀어내듯 공격의 한 축으로서 기동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 플라마 김형준 기자 (고뉴스)
인천유나이티드 박재현이란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2006년5월17일 제주에서부터였다. 처음으로 선발출전선수 명단에 오른 그가, 상대 수비수를 아랑곳 하지 않고 돌파하는 모습으로 보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후 20일 울산전에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며 그의 첫공격 포인트를 기록, 27일 수원전에서도 저돌적인 플레이로 등번호 22번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다. 2003년 대구에 입단하여 다음 해 울산현대미포조선으로 팀을 옮겨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그가, 드디어 2005년 자신의 출신지인 인천에 입단하게 되는데.. 일 년여의 긴 터널을 뚫고 이번 컵대회 때 서서히 두각을 나타낸다. “컵대회를 통해 발굴한 인천의 미래” 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자랑스런 인천유나이티드 no.22 박재현을 만나 보았다.
<인터뷰 중 박재현선수>
Q.구단 홈페이지에서 실시하는 팬 투표 ‘베스트 플레이어’ 에서, 연속 2경기 째 1위에 뽑혔다. 소감은 어떠한지?
A. 홈페이지에서 1위 박재현이란 이름을 봤을 때 '아..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 구나' 했죠. 기분이 흐뭇하더군요. 그것도 2주 연속이나 1위라니... 경기에 나가서 뛴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제가 뛰는 것을 기억해 주시고 또한 홈페이지에 저의 몸놀림에 대해 칭찬도 해주시니 행복하더라구요.
Q.지난 울산전(3:1승) 박재현선수의 마지막 쐐기골의 어시스트가 프로 10경기 만에 갖는 공격 포인트였다. 또한 14경기 만에 맞은 인천의 승리라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A.'골 넣은 방승환보다 더 기뻐하는 박재현' 이란 타이틀로 제가 한 손을 들어 주먹을 쥐고 기뻐하는 사진을 봤습니다. 그 때 정말 기뻤습니다. 2:1로 울산이 한 골 따라 붙었을 때 사실은 모두가 불안한 상황이었거든요. 울산전 승환이의 세번째 쐐기골이 들어갔을 때 ‘우리가 드디어 이기는 구나.’ 했죠. 제가 오랜만에 갖는 어시스트도 기분이 좋았지만. 그 동안 경기에 뛸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제가 경기에 들어가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에 더욱 기뻤습니다.
Q.‘적토마’ 란 별명이 특이하다. 어떻게 생기게 된 별명인지?
A. 대구FC시절에 박종환감독님께서 지어주신 별명이었습니다. 그 때 감독님께서 제 스타일을 보시더니 제2의 고정운으로 키우고 싶다고 '적토마'란 별명을 지어 주셨지요. 고정운선수 별명이 적토마였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기대치가 높았던 제가 감독님 기대에 못 미쳐드려 죄송할 따름이죠. 지방대학에 다니고 있던 저를 픽업해서 데려 오시고 프로에 입문하게 해주신 감독님인데.. 많은 것을 보여 드리지 못하고 나온 것이 죄송해요.항상 감사하구요. 그것 말고도 버팔로-(고)릴라등의 별명도 있었어요. 울산 현대미포조선 시절 때 불렸는데. 힘쓰고 저돌적인 제 이미지 때문이었죠. 미포 감독님도 저에겐 정말 고마운 분이세요. 고등학교때 부터 저를 눈여겨 보시고 대구에서 나오자 바로 불러 주셨거든요. 그 때 미포에서 지금 제 스타일을 배웠던 것 같아요.
Q.울산 현대미포조선 시절 득점왕 2위를 차지하고 2005년 인천에 입단하였다. 박재현 선수보다 뒤늦게 입단한 K2리그 출신 김한원 선수가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A. 같은 실업팀에 있다가 올라온 선수가 골도 넣고 잘 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 우리도 프로에서도 통하는구나.’ 하고 자신감을 얻었죠. 사실 실업에 있다가 올라왔을 때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었어요. 제가 미포에서 인천에 입단 한 후 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 드리지 못했는데 한원이가 잘 하는 거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 가지고 더 열심히 뛰었습니다. 질투요? 그런 것 은 안 해 봤어요^^
Q.스스로 느낀 K2리그와 K리그의 차이는?
A. 먼저 관중면에서 다르죠. 서포터들의 숫자도 많고 찾아오는 팬들도 많구요. 거기에 많은 힘을 얻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게임 면에서는 프로는 틈이 조금 더 없다고나 할까요? 선수 면에서는 K리그에는 잘하는 선수도 더 많고 국가대표 출신도 많다는 거죠. 꼭 실력만이라기 보다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K2리그는 선수층이 현저히 얇거든요. 경기를 뛰게 되면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출장하니까 체력적으로 무리가 많이 오구요. 하지만 FA 경기를 보면 실업팀이 프로팀을 이기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요, K2리그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요. 잘하는 선수들이 빛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구요.
Q.저돌적인 모습,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인드컨트롤하는 자신의 방법이 있다면?
A. 제가 하나의 명언처럼 잡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제 핸드폰 인사말이기도 하구요. '나는 나를 넘어선다' 이 말을 참 좋아해요. 나를 이기지 못하면 결국 남도 이길 수 없거든요. 내 안에 있는 두려움과 부담감 같은걸 이기고 떨쳐야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를 이길 수 있어요. 또한 나를 이겨 내고 넘어서야 내 안에 있는 잠재력까지 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Q.넘치는 체력 또한 박재현선수의 장점 중에 하나인데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A. 꾸준한 운동이죠. 2군시절 밤에 러닝을 많이 했고 작년 겨울 집중적으로 체력을 키워 보겠다는 마음으로 휴가 때 한번도 쉬지 않고 운동을 했어요. 그 때부터 몸이 차츰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구요. 하면 되는구나 맘 먹고 하니 몸도 따라오는구나 하고 느꼈죠. 체력이 되니까 자신감도 붙더라구요. 또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으로 푸는 스타일 이예요.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도 개운하고 좋아요. (한번 해보세요. 다이어트에도 도움 되요^^) 그리고 어릴적에 제가 키도 작고 외소한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보약을 잘 챙겨 주셨어요. 밥도 밖에서 잘 안 먹고 집에서 먹어요. 저희 부모님은 부모님 역할도 하시지만 제 영양 관리사 겸 매니저를 담당하고 계시답니다. 든든한 후원자죠.
Q.포지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반면에 자신이 보완해야겠다고 느끼는 부분은?
A. 저의 장점이라면 순간 스피드, 저돌적인 플레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자신감. 아무리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와 마주 뛴다 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마음 갖고 자신 있게 뛰는 거요. 단점이라면 수비 능력이 부족하고 게임 운영 능력을 더 늘려야 하는 거구요. 아직 전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더 많은데 앞으로 더 노력하고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Q.원 포지션이 MF인 걸로 알고 있는데, 최근 컵대회에는 FW로 출장했다. 어느 포지션이 자신이게 더 맞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각 포지션만의 매력이 있다면?
A. 지금은 FW로 보는 것이 저에겐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MF같은 경우는 수비에 대한 부담이 조금 있죠. 제가 수비에는 조금 약하거든요. 제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MF는 볼이 연결 연결되는 재미도 있어요.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하고 노력하고 생각해야 하는 자리니까요. 꼭 한 포지션만 보는 선수가 아니라 다른 자리도 소화해 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Q.감독님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다. 박재현 선수가 느낀 장외룡 감독은 어떠한가?
A. 축구는 기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감독님의 가르침을 몸소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을 다루는 방법부터 차근차근히 축구를 배워 간다고나 할까요? 감독님은 24시간 축구 생각만 하시는 분입니다. 저희들에게 단 몇 분의 비디오 자료를 보여 주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비디오를 돌려보고 편집하는 분이시구요. 누구보다도 준비력이 뛰어난 분이세요. 사람은 겉으로 강한 사람이 아니라 속으로 강한 사람이 되야 한다며 항상 말씀 하시죠. 또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시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 내어 주는 감독님이라 할까요? 결과가 안 좋으면 자기 탓. 좋으면 선수들 탓으로 돌리는 그런 분이세요. 그렇다고 감독님이 그렇게 유유하지만은 않아요. 조용한 말씀 중에 무리를 휘어잡는 지도자의 카리스마 또한 충분이 있습니다.
Q.감독님께서 이번 컵대회에서는 신인들을 중심으로 선수들을 기용하시면서 기량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 이번 컵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
A. 지난 제주전이 제가 첫 선발로 뛰는 경기였어요. 정말 너무나도 기다렸던 기회인데 며칠전 부터 아프던 목이 경기 전날까지 통증이 계속되더라구요. 과연 이 몸으로 잘 뛸 수 있을까 이런 컨디션으로 나를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어요. 그런데 치료 중에 권탁터형이 그러더라구요. 이게 너에게 온 기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 기회일 지도 모르는데 이정도 통증에 자신 없어 할 거냐고. ‘그래, 최상의 컨디션이든 아니든 경기장 안에서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봐야겠다!’ 마음먹었죠. 그런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갔어요. 그러자 10분이 지나자 움직이지도 않던 목이 신기하게도 움직이고 통증도 사라지더라구요.
몸도 마음먹기 달렸나 봐요. 지금 저에게 주신 기회,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뛰어 볼 생각입니다. 지금 제가 할 일은 후회 없이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뛰는 거구요.
Q.아직 박재현이라는 이름이 낯설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써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어릴적 부터 축구를 한 사람이라면 국가대표의 꿈은 다들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저의 목표는 국가 대표 이전에 우리 인천의 매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인천팀에 오래 몸담고 싶은 바램입니다. 제가 인천출신 이거든요. 실업에 있던 저를 다시 프로로 불러 준 것이 인천이구요. 되도록이면 프로 생활을 오래, 이곳 인천에서 하고 싶습니다.
Q.팬들에게 한마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울산전에 비록 적은 인원이었지만 그 먼 곳까지 달려온 서포터즈를 봤습니다. 목소리도 정말 크더라구요. 경기종료 후 인사를 하러 갔을 때 우리의 승리에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봤는데 적잖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수원전, 장대비 속에서도 열렬히 응원하는 그런 모습에 우리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기쁨이 두 배가 되도록, 이기는 경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전에 있던 팀에서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계셨는데 아직까지도 저를 잊지 않고 응원의 메세지를 남겨 주십니다. 그분들 위해서라도 더욱 노력하는 모습, 발전하고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지만 못할 뿐 항상 저와 함께 울고 웃었던 가족들. 그 동안 저 때문에 마음고생 많으셨는데 앞으로 꾸준히 경기에 나가서 더 좋은 모습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고마움을 보답하겠습니다.
이제서야 인유의 제대로 된 첫발을 내 딛은 박재현. 그라운드 밖에서도 그는 당차고 투지가 넘치는 스물여섯 청년이었다. 감독과 팬들에게 믿음을 준 그가 앞으로 어떤 놀라움을 더 보여줄 것인지 기대해 본다.
글= UTD기자 김지혜(2@hide5-hanmail.net), 사진=UTD기자 황금빛(goldbic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