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초등학교 때CA활동으로 축구부를 했었습니다. 그 때 축구를 지도하시던 선생님께서 저한테 끼를 발견하였는지 같은 지역에 있는 풍생중학교에서 제대로 축구를 해보라고 권유를 하셨었죠. 중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당시 적응하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한 친구들처럼 단체생활이라는 것에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죠. 중학교때부터3-4년간은 축구를 계속 해야 하는 생각도 많았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많았었는데... 하루하루 견디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Q.이번 시즌 포지션 변동이 눈에 띈다. 좌측 미드필더로 주로 사이드에서 뛰다가 중앙으로 이동했는데, 경기를 소화하는 소감은?
A. 사이드와 중앙이 그렇게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직 중앙에서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사이드는 한 선수가 비어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아요. 중앙에선 한번의 실수나, 위치선정이 잘못되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한 자리기 때문에 항상 책임감이 큰 자리에요. 제가 중앙에서 잘해야 팀이 살아날 텐데… 부담감은 있지만 팀을 위해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엔 없습니다. 아직 경험이나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게 많지만 경기를 할 수록 어느 정도 이해도 되고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도 있어요. 저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들도 많은데 감독님께서 절 믿으시고 중앙으로 이동시켜주셨는데 그런 감독님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Q.중앙은 경기를 풀어가는 곳이다. 즉 수비와 공격을 연결해주는 가교의 역할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따로 감독님께 지시 받거나 연구하고 있는지?
A. 감독님께는 매 경기의 전술에 따라 다른 지시를 받고 있습니다. 매 경기 후 제 플레이에서 뭐가 잘됐고, 잘못된 건지 일일이 편집하신걸 보여주시면서 알려주셔서 안 되는 부분은 계속 고쳐나가고, 잘 된 부분은 더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경기가 끝나고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까 그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면 더 좋았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통해 잘못된 부분은 또 다시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중앙에서는 앞뒤로 말을 해서 수비와 공격의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 플레이에 집중해서 그런지 경기할 때 말이 없어져요. 이 점을 고쳐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Q. 함께 중앙을 맡고 있는 새 용병 드라간과 함께 뛰어본 소감과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A. 세르비아 있을 때 드라간을 몇 번 본 것 같아요. 저는 수비보단 공격적인 성향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도 저를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세요. 제가 중앙에서 제일 힘든 부분인데 공격을 하다 보면 수비하는 게 정말 힘들어요. 매 경기마다 드라간이 자신이 뒤에서 수비를 봐줄 테니 저에게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라고 해서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 갖고 편하게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함께 더 많은 호흡을 맞춰가다 보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중앙과 좌측 미드필더 중에서 개인적으로 더 끌리는 위치는?
A. 둘 다 각각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한 쪽이 특별히 끌리진 않아요. 팀 전술에 따라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어느 자리에 서더라도 그 위치를 잘 소화해서 잘 하는 것이 진짜 실력 있는 선수인 것 같아요. 아직 중앙과 사이드 다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쪽에 위치하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이번 올스타전에 출전하였는데 출전 후의 소감은?
A. 정말 좋았죠. 이번엔 국대선수 위주로 뽑혔던 올스타전인데 제가 출전한다는 것이 좀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인천 홈에서 했기 때문에 좀 안심이 됐어요. 저는 팬 분들이 유명 선수들만 응원할 줄 알았는데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정말 기분도 좋고 마음 편히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팬들을 위한 경기였지만 형들이 하는 걸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들이 거의 다 있었잖아요. 이 경기를 통해 좀 더 좋은 선수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지난 호남대와의 FA컵에서의 골이 무척 인상 깊었다. 볼이 발에 맞는 순간 골임을 직감했는가?
A. 못 느꼈어요. 차고 나서 보니까 골이더라고요.(웃음) 저희 팀 목표가 FA컵 우승이라 저희로서는 부담이 많이 가는 경기였는데 그런 중요한 경기에 골을 성공해 너무 좋았습니다. 중거리 슈팅은 제가 자신 있어하는 부분 중 하나에요. 우선 팬 분들께 4 - 5개월 만에 승리를 안겨드려서 너무 기뻤습니다. 제가 넣고 싶었던 중거리 슛도 성공하고, 팀도 승리했다는 2가지를 얻어 너무 좋았죠.
Q. 축구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 있다면.
A.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조관석 선생님입니다.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계신 분이에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게임을 많이 못 뛰어서 진학이 정해진 고등학교가 없었어요. 같이 있었던 풍생 고등학교로 가고 싶었지만 중학교에서 잘하지 않는 이상 진학할 수 없었거든요.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제 집안사정을 아시곤 이 분께서 절 거둬주셨죠.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은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었어요. 그 때 제가 정말 제대로 축구를 한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Q.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격조건이 좀 왜소한 감이 있다. (175/69) 미드필드 몸싸움을 위해서라도 특별한 트레이닝이나 보양식이 있을듯한데.
A. 이 말은 축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에요. 어린 시절 정말 체구가 작고 왜소했었거든요. 대학교 때 체격을 키우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었어요.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고 자신할 순 없지만 몸싸움에선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물론 지금보다 체격을 보강하고 관리해야겠죠. 그리고 제가 약은 워낙 잘 안 챙겨 먹어요. 매 경기 뛰다 보면 가끔 정말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약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할머니께 약을 부탁 드려도 몇 일 챙겨먹다 나중엔 약이 어디 있는지도 신경을 안 써요. 얼마 전엔 장어즙을 해주셨거든요. 지금 같은 방 쓰는 동원이가 자기 약 먹을 때 제 것도 챙겨줘서 이번엔 꼬박꼬박 먹고 있습니다. 이번엔 다 먹어보려고요.(웃음)
Q. 2005시즌 세르비아 파르티잔에 6개월간 진출한 경험이 있는데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법을 배웠다는 말도 했었고) 파르티잔 진출이 선물한 것과 앗아간 것이 있다면.
A. 제가 쉽게 적응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 여러모로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 잘못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스스로 저를 망가뜨린 것 같아요. 거기 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후회와 한탄으로 보냈었거든요. 그 당시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선수로서 운동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나라선수들만의 개인적인 기술들을 보고 연습해서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축구선수로서 어떻게 생활하고,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들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Q. 인천 UTD가 첫 시즌을 맞이한 이후 함께해온 중견급 선수다. 파르티잔 진출 전과 후 복귀한 인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A. 제가 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갓 창단한 시민구단이었을 뿐이었잖아요. 성적도 안 좋았고요. ‘점점 좋아지겠지’란 생각으로 1년의 시간을 보내고 세르비아로 갔었죠. 가서 저희 팀이 계속 이긴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함께하지 못해 부럽기도 했었죠. 다녀와서 처음 저희 팀의 경기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굉장히 짧은 시간에 팀이 강해지고 탄탄해졌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저희 팀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유명한 선수 없이도 축구 라는 게 잘 할 수 있구나’ 란 생각을 했어요.
Q. 일반인의 가족이상으로 조부모님에 대한 각별함이 있는 듯 하다. 모 인터뷰에서도 경기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이 어머니와 조부모님이라고 했는데.
A. 어머니를 생각하면 정말 어떠한 힘든 일도 이겨낼 수가 있어요. 물론 제 자신을 위해서 축구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 것 못지않게 저희 어머니 때문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이 자리까지 이끌어 주신 것도 다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를 다시 뵐 순 없지만 가장 존경하는 분이고, 제 삶의 의미가 되신 분이에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조부모님께서 저를 길러주셨어요. 그 당시에도 연세가 많으셨고 생활도 여유롭지 않으셔서 정말 힘드셨을 거에요. 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시고… 지금 제 모습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무척 좋아하시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게 그렇지 않잖아요.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멋진 치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Q.올해 아시안컵 일정과 연말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 리빌딩이 한창이다. 인천에서는 김치우 선수의 발탁이 조심스럽게 기대되고 있는데, 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있는가.
A .물론 욕심이 있죠. 정말 해보고 싶어요. 국가대표는 축구선수 모두의 꿈일 것입니다. 중간에 국가대표가 된다면 좋겠지만 올해 연말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맞추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서둘러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정말 꼭 해야겠다 이런 막연한 생각과 기대보다는 팀에서 맡은 제 위치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소식 있겠죠. 운도 좀 필요하겠지만 운이라는 것도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이 노력해야죠.
Q. 축구를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좌우명이 있다면?
A. 건방지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최고다’ 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정말 작은 사람이었어요. 체격도 왜소했고, 매 경기 긴장을 심하게 해서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를 하지도 못했고요. 그런 것 때문에 우선 남들한테 지지 않으려면 자신감이 필요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었죠.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그 선수들이 잘한다고 자신없이 부딪혔다간 제 자신 뿐 아니라 절 지켜보시는 모든 분들을 실망시켜드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항상 매 경기 전 이미지트레이닝 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줘야겠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무엇을 하든 항상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Q. 경기 중 머리를 만지는 버릇(뛰고 멈추면 구레나룻 한번씩 만져주는)이 있던데. 자신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습관이나 징크스 같은 게 있는지.
A. 경기 뛰다가 보면 머리가 땀에 젖으면 붙어서 거추장스러워서 자연스럽게 하는 거에요. 짧게 자르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전 짧은 머리가 정말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팬 분들이 3년째 같은 머리 한다고 하시는데 별로 머리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더라고요. 전 이 머리가 제일 평범하고 편합니다. 특별하게 다른 징크스는 없어요. 그런 것 생각하면 경기에 지장 있잖아요. 다 편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팀 내에서 가장 궁합이 잘 맞는 동료는 누구인지…
A .동원이랑 올해 광주 상무에 간 승원이가 저를 잘 따르고 가장 많이 챙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친동생들 같아요. 같은 팀에 있으면서도 하루에 통화도 많이 해요. 훈련이 없어 떨어져 있을 땐 서로 할 말도 없으면서 전화해서 어디냐고 하고 서로 많이 챙겨요. 승환이형, 경모형… 비슷한 또래선수들 과는 대부분 가깝게 지냅니다.
Q. 인천의 전기리그와 컵대회 성적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래서 후기리그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인데 후기리그에 대한 마음가짐은?
A. 올해 3년차가 된 팀인데 지난해에 정말 많은 걸 보여드린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 기대하신 분들도 많았을 텐데 그 기대치에 못 미쳐서 와주시는 팬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지난 해엔 매 경기 선수들의 자신감이 대단했어요. ‘오늘 또 팀이 이길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었거든요. 올 시즌 계속 비기고, 지다 보니 팀 전체의 사기가 떨어져서 자신이 없어진 것 같아요. “이겨야지!” 이런 생각이 아니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게 사실이거든요. 이번 전기리그와 컵대회를 통해 한 경기 이기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요. 후기 때엔 작년처럼 멋진 플레이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인천 팬들에게 한마디
A.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팬들께 인사드릴 때 정말 죄송해요. 어떤 모습이든 저희를 믿고 계속 응원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경기장안에선 저희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선 팬 분들이 함께 열심히 하면 후기리그엔 함께 좀 더 좋은 날을 보낼 수 있겠죠. 이렇게 말보다는 앞으로 경기장에서 보여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셔서 지금처럼 매 경기 박수 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저희도 팬들의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사진 = UTD기자 황금빛 (goldbic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