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가 축구 전쟁에서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수많은 사연을 가지고 치러진 전쟁이었기에 1골차 패배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더군다나 인천에 비수를 꽂은 선수는 인천에서 활약했던 정혁이었다. 다소 불리한 판정속에서 어렵게 경기를 마친 인천은 K리그 클래식 첫승의 기쁨을 이내 다음 경기로 미뤄야했다.
ACL의 영향? 'NO' , 1군과 다름 없던 스쿼드 내세운 전북.
주중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아시아 축구 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고 돌아온 전북은 당시 선발로 나섰던 윌킨슨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을 모두 새로운 멤버로 구성하며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더블 스쿼드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전북은 아시아 축구 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의 일정을 병행하기에 충분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날, 선발 멤버에도 인천 출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정인환과 정혁을 비롯해, 이번 시즌부터 전북의 유니폼을 입게 된 김남일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이규로와 한교원 역시 벤치에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잔뜩 벼뤘던 축구 전쟁.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인천.
경기는 원정팀 전북의 선축으로 시작되었다. 경기 초반 중앙의 김남일과 정혁의 지휘 아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북과 달리 인천은 양 사이드의 남준재와 이천수를 이용하며 활발히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5분, 인천이 먼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 이천수가 멀리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반대편 골문에서 공을 이어받은 니콜리치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옆 그물을 출렁이며 골까지 연결되진 않았지만 인천은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전북의 골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에 전북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응수했다. 전반 10분 이보를 마크하던 김남일의 파울을 시작으로 중원의 압박 강도를 높였다. 양팀의 주도권 싸움은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전반 15분에는 인천 진영 부근에서 볼 경합을 벌이던 중 구본상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하겠다는 결의로 무장한 인천은 경고를 받았음에도 몸을 날리는 플레이를 서슴치 않았다.
전반 25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혼전 중이던 볼을 전북의 이재성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구본상이 몸을 날려 막아내며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기도 하였다. 바로 이어진 역습에서도 이천수와 최종환이 2대 1 패스로 전북의 오른쪽 진영을 돌파했다. 최종환이 내어준 패스는 조금 긴 듯 하였으나 이천수는 끝까지 쫓아가 크로스로 연결시켰고, 니콜리치가 날린 헤딩은 골문 위를 살짝 넘겼다.
경기 전, 무수한 인터뷰에서 김봉길 감독이 말했던 축구 전쟁이라는 표현이 조금씩 경기장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전반전, 치열한 공방속에 양 팀 득점없이 마무리
양팀은 전반 내내 치열하게 공방을 거듭했다. 인천은 활발한 측면과 함께 중원에서도 김남일과 정혁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 분주히 움직였다. 전반 28분에는 문상윤이 감각적 드리블로 전북의 수비수 3명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남준재에게 전진 패스를 건넸고, 이어 남준재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전북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까지 침투했지만 권순태 골키퍼가 한발 앞서 볼을 캐치했다.
이어서 이어진 전북의 공격 역시 날카로웠다. 전반 31분, 인천의 진영 아크 정면 부근에서 볼 경합 중 최종환이 걷어내는 과정에서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했고, 전북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전북의 정혁은 오른발로 강하게 프리킥을 찼고, 볼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인천의 이천수는 핸드볼 파울 선언에 심판에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고, 얄궂은 판정에 인천의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전반 42분에는 이보가 전북의 왼쪽 진영을 돌파해 중앙으로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전북의 수비가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렇게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득점은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축구 전쟁의 후반전. 전의를 불태우는 선수들.
교체 없이 이어진 후반전에서도 전쟁은 이어졌다. 후반 4분, 박태민의 파울로 전북이 프리킥을 얻었다. 프리킥은 인천의 수비벽에 막혀 뒤로 흘렀고, 정혁이 달려들며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인천은 몸을 날리는 수비로 슈팅을 막아냈고 후반전에도 전쟁의 열기가 식지 않음을 알렸다.
후반 12분에는 전북의 선수 8명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천수와 이보가 절묘한 패스 플레이를 펼치며 문전으로 침투했다. 이어 이천수가 날린 슈팅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남준재에게 흘렀다. 남준재는 그대로 강한 슈팅을 날렸지만 권순태 골키퍼가 선방으로 막아냈다.
양팀은 골을 뽑아내기 위해 비교적 빠른 시간에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전북은 후반 14분 2명의 선수를 동시에 교체했다. 전방의 이승렬과 카이오를 불러들이고 이승기와 이동국을 투입했다. 인천도 이어 2분 뒤, 니콜리치를 빼고, 슈퍼 임팩트 이효균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주었다.
이효균은 들어가자마자 효과적인 슈팅을 기록하며 득점을 노렸다. 후반 20분, 이천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드리블로 전북의 수비수 4명 사이를 빠져 나가며 이효균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효균은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볼은 아쉽게 골문을 비켜갔다.
통한의 한 골.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정혁.
승부의 균형은 후반 29분 깨졌다. 인천 수비의 패스 실수를 틈 타 정혁이 볼을 가로채 오른발 슈팅으로 인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의 혼전 상황에서 막판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인천은 만회골을 뽑아내기 위해 이천수를 불러들이고 주앙 파울로를 투입했다. 하지만 전북 역시 김인성을 빼고, 작년까지 인천에서 활약했던 한교원을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북은 달아나기 위해, 인천은 따라잡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전북은 수비시 이동국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수비 진영으로 내려오며 쉽사리 문을 열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36분, 활동량이 많았던 문상윤을 빼고 이석현까지 투입하며 마지막 전의를 불태웠다. 중앙 수비수인 이윤표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하지만 전북의 두터운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승기를 잡은 전북은 이후 안정적으로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인천은 추가 시간에도 이석현이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동점골을 뽑아내려 했지만 통한의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글 = 강창모 UTD기자 (2nd_chance@hanmail.net)
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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