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출발이 좋지 않다. 인천은 지난 23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에 김신욱과 한상운에 연속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에 하피냐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0-3 완패를 기록하며, 3라운드 현재 1무 2패(골득실 -4)의 성적으로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상대였던 울산이 김신욱, 김승규, 이용, 김치곤, 강민수 등 전·현직 국가대표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 올 시즌 정규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는 점, 홈에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김봉길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불 작전을 펼치려 했다. 경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상대방보다 한 발 더 뛰는 투지와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다. 또 상대팀과 견주어봤을 때 기동력에서 만큼은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통해 남준재, 이석현, 이효균 등 유연한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를 기반으로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들을 총 동원하여 맞서 싸우려 했다. 그러나 모든 계획은 시작과 동시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반 4분 만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흐른 세컨 볼을 김신욱이 장기인 헤더로 골문을 가르며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전반 19분 한상운에게 추가골까지 허용, 0-2로 끌려가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반 20분에는 하피냐의 돌파를 막기 위해 최종환이 무리한 태클로 파울을 범한 뒤,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라는 핸디캡까지 떠안았다. 경기가 시작된 지 불과 20분 만에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상황이었다. 김봉길 감독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굳을대로 굳은 그의 표정 한 곳에는 허탈함이 진하게 묻어보였다. 이른 시간 내리 두 골을 내준 데 이어, 수적 열세까지 떠안게 되자 인천의 조직력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반면, 울산은 막강 화력을 불 뿜으며 잔뜩 흥이 올라 추가골 사냥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전반 40분 무렵부터 울산의 서포터스인 처용전사는 그들 고유의 굿바이송인 ‘잘가세요’를 열창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천의 자존심을 긁는 도발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원정길에 나선 약 70여명의 미추홀보이즈는 굴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10명의 푸른 전사들에게 더 큰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목청껏 인천을 외치는 모습을 보였다. 추가 실점없이 전반전을 0-2로 마쳤지만, 후반전에도 계속해서 울산의 공격만 진행되는 반코트 경기가 진행되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서 추가골을 넣기 위해 무섭게 달려들었던 반면, 인천은 어렵게 공을 뺏은 뒤 역습을 전개하려 노력했지만 상대에게 허무하게 뺐기거나 막히는 등 제대로 된 공격 한 번을 펼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후반 13분 하피냐에게 세 번째 실점마저 허용하며 패색은 더욱 짙어졌다. 이후 인천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은 그들의 마음을 따라주지 못했다. 크게 벌어질대로 벌어진 스코어, 방전된 체력 등 악조건에 선수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레 둔해졌고, 체력적인 한계점에 도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S석에 자리한 미추홀보이즈가 그라운드를 향해 또 다른 외침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미추홀보이즈는 기존의 '우와, 우와! UNITED!'라는 응원가에 살짝 변형을 주어 ‘뛰어! 뛰어! UNITED!'라는 외침으로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이어 그들은 ’정신 차려, 인천!’ 과 ‘할 수 있어, 인천!’을 잇따라 외치면서 다소 헤이해진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모두 흘러 이날 경기는 결국 인천의 0-3 완패로 막을 내렸다. 실망스런 결과였지만 미추홀보이즈는 경기를 마치고 잔뜩 풀이 죽은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와 함께'사랑한다, 인천!'을 목청껏 외치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다. 비록 경기는 완패로 종료되었지만 전반 20분부터 주어진 수적 열세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특별한 대량 실점 없이 골득실을 3점차로 최소화하여 패했다는 점에 인천은 위안 아닌 위안거리를 찾아야 했다. 이로써 인천은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채 이번 라운드를 마쳤다. 지난해 같은 시점 2승 1무로 선두권을 형성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비록 초반 대진 운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핑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정신력을 다잡아야 할 시기로 보인다. 더 이상의 추락은 리그 운영에 있어 큰 타격을 받을뿐더러,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 빨리 리그 첫 승을 신고하여 분위기 반전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경기는 바로 오는 26일 경남FC와의 4라운드 원정경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인 경남 역시 최근 2연패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에 인천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임에 분명해 보인다. 묵묵히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서는 더더욱 말이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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